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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보수 주도권 놓고 신경전
- 탄핵 심판 결정 놓고 ‘정치적 타협’ VS ‘총사퇴’ 공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보수 적통의 주도권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한국당은 헌법재판소 결정 전 여야 간 정치적 타협을 통해 탄핵정국을 풀 대승적 해법 모색을 주장한 반면, 바른정당은 탄핵 이후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의 회동을 제안했다.


또 바른정당은 탄핵 기각 시 자당의 의원직 총사퇴, 탄핵 인용 시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배수진을 쳤지만, 한국당은 정치적 쇼라고 일축하는 등 양당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는 어떤 경우든 국가적, 국민적 불행이어서 정치적 해법이 먼저 모색돼야 한다”며 여야 4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정치적 대결단을 위해 참여하는 ‘4~4 대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반면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탄핵심판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국민에게 예측가능한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며 5당 대표 긴급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한국당은 헌재의 결정이 아닌 정치적 해법을 도출하자는 입장인 반면 바른정당은 헌재의 선고를 기정사실화하고 이후 정치적 혼선을 피할 방안 모색에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엇갈린 입장은 양당이 처한 정치적 입지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당 지지율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일각에서 탄핵기각설마저 조금씩 흘러나오는 상황과 맞물려 정치권에서 ‘제 3의 해법’을 모색할 공간이 커졌다고 보는 분위기다.

반면 바른정당은 탄핵이 인용되면 분열된 보수 지지층이 구심점을 잃고 한국당을 떠나 바른정당으로 결집하면서 지지율이 급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바른정당이 전날 워크숍에서 탄핵 기각 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것도 지지율 반등을 위한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며 한국당을 떠나 창당했지만, 차별화된 정체성 확보 실패와 낮은 대선주자 지지율, 약한 조직기반 등 이유로 당 지지율 하락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바른정당이 탄핵이 인용되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총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은 탄핵을 찬성하면서도 바른정당 지지를 망설이는 ‘합리적 보수층’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물귀신 작전”이라며 “자기들만 사퇴하면 되지, 왜 남한테까지 사퇴하라고 하느냐. 정치적 명분쌓기이자 쇼”라고 일축했다.

또 의원총사퇴 카드는 바른정당이 그동안 스스로 내세운 ‘정치권의 중립’ 원칙을 깨고 헌재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해 앞으로도 양당 간 파열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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