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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내기는 무섭다②]여전한 새터 성추문…대학가 ‘전전긍긍’
-건전한 새터 문화 사전교육 진행
-전문가 “내실있는 성교육 지속해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대학생 성모(22ㆍ여) 씨는 얼마전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에 갓 입학해 1박2일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참가했을 당시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의 외모를 두고 ‘커피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남자 선배들이 예쁜 여후배는 ‘카페 모카’나 ‘카라멜 마키아토’라고 부르고 예쁘지 않은 후배는 ‘아메리카노’라고 칭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서야 들었다”고 했다. 이어 “방식만 달라질 뿐 남자 선배들이 여후배들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비하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내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 문제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3월 개강을 앞둔 대학들이 성폭력 문제 방지 등 건전한 새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성비하 발언, 단톡방 성희롱 등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개강을 앞둔 대학들이 건전한 새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성추문을 올해만큼은 근절하겠다는 의지다.

대학교 총학생회들은 우선 성의식을 개선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해부터 각 단과별로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오리엔테이션 행사 기획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성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난해 MT 성추행사건과 수위가 높은 술게임으로 논란이 생긴 후 취해진 조치다.

건국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무지해서 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있고 알면서 저지른 경우도 있는 것 같아 사전에 최대한 성의식 개선 교육에 힘쓰고 있다”며 “지난해 사건이후로 학교 내 새터 문화 자체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하고 예민해져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직접적인 언행이 아니더라도 SNS나 인터넷의 발언도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교육시킨다”고 했다.

지난해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고려대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총학생회와 단과대의 새터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및 인권교육을 강화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7 서울대학교 수시모집 합격자 대상 새내기 오리엔테이션(OT)에서 참석한 신입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승준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예전에는 안전문제만 부각이 됐다면 요즘은 수직적인 선후배 문화부터 성폭력 등 전반적인 문제를 아우르는 예방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노력으로 학생들의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한양대는 단과대별로 온라인 릴레이 캠페인을 실시하는 동시에 건전한 새터 문화 정착을 위한 토론과 강연 프로그램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 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성교육과 캠페인이 개강 초반에만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정한 성평등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실있고 체계적인 성교육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학교측과 학생회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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