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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은 북한판 형제의 난, 왜?…플랜B 제거에 방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요인 암살 등을 총괄하는 북한 정찰총국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남 암살사건이 지난 13일 오전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람들이 많은 공항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인다.

김정남은 김정은 집권 이후 대외적으로 자신이 공개되는 것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이 때문에 숨죽인 채 그의 행방을 쫓던 북한 정찰총국 일당들은 짧은 순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계획을 ‘결행’에 옮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전부터 상당 기간 북한 당국이 김정남에 대한 사전계획을 가지고 움직여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 차원의 싹 자르기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한 수뇌부가 뒤늦게 김정남 ‘처단’에 나선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강력 대응을 시사하는 등 최근 국제정세 급변에 따른 정권 차원의 위기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당국이 ‘플랜B’ 제거를 위해 뒤늦게 ‘형제의 난’을 일으킨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분명히 북한은 크고 큰 문제”라며 “매우 강력하게 (북한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직면한 국가안보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을 맨 먼저 거론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취임 후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최우선 현안이라며 대북 강경대응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지난해부터 김정은 참수작전을 위한 특수부대 훈련에 집중해왔다. 김정은 참수작전 뒤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과도적 북한의 새 지도자로는 김정남이 적격으로 꼽힌다.

강력한 집권 의지가 없는데다가 동남아 등지에서 오래 생활해 미국 및 서방 문화에 익숙하다.

김정남이 스스로 김씨 3대 세습을 비판한 것도 김정은 ‘제거’ 후 과도 체제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에 한몫한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가 모종의 조치에 나서기 전 선제적으로 ‘플랜B’ 제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측도 김정남 ‘카드’에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여러 차례 공식 경고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역시 김정은 외에 다양한 플랜B를 검토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실제로 마카오 등 중국인들이 경제권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 김정남이 장성택 등 오랜 후원 세력이 끊어진 상황에서 버텨왔던 것도 중국 측 지원 때문이라는 설도 나온다.

김한솔

김정남 처단 이후 김정남 아들인 김한솔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촌인 김정은에 대해 “독재자”라고 말해 화제가 된 적 있는 김한솔은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다음 후계 구도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김 교수는 “향후 북한 당국은 김한솔을 주시하면서 정권에 반하는 발언 등을 할 경우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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