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문가들 “北, 김정남 암살시도 인정 안할 것”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5년 전부터 이복형 김정남에 대한 암살을 시도해온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남에 대한 암살시도를 공식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는 15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김정남에 대한 암살을 인정하면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뒤집어써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김정남에 대한 암살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장 박사는 또 “북한이 김정남 피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인권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유엔회원국 자격 등 북한의 국제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국제적인 파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김정남 추정 인물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는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사망했다는 것으로 김정남을 특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였다”면서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고 이후 2012년 4월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고 했다.

김정남은 서신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명령을 취소하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 정찰총국을 비롯한 정보당국은 지속적인 암살기회를 엿본 결과,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이 원장은 “오랜 노력의 결과 실행된 것이지 암살의 타이밍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오랜 스탠딩 오더가 집행된 것”이라며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5일 “최근 한 매체가 2012년 김정남의 망명 시도를 구체적으로 보도했는데 김정은이 이같은 보도를 접하고 격분하거나 망명을 막고자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김정남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고액의 생활비를 보내지 않으면 망명하겠다’고 김정은을 협박했다면 북한 지도부는 김정남과 타협하는 대신 ‘암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슨대학교 한미연구소의 구재회(Jae H. Ku) 소장도 뉴욕타임스(NYT)에 “김정남이 김정은 정권 혹은 가족을 흔들 수 있는 일을 벌이려다가 제거당한 것일 수 있다”며 김정남 망명시도설을 제기했다.

양무진 교수도 “북한이 김정남을 피살했다면 김정은의 체면이나 존엄이랑 연관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남이 망명을 해서 ‘망명정권’을 세운다면 김정은체제의 존엄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방치 차원에서 암살을 지시했을 것”이라며 김정남이 망명을 시도하다가 암살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