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동거가 어때서요] “결혼 No, 동거 Yes”하는 30대
-만혼시대 30대 절반 ‘동거 찬성’
-“경제적 이유 등 실이익 더 커”
-“동거커플도 가족형태 인정을”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직장인 신서윤(33ㆍ여ㆍ가명)씨는 2년 전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교제를 시작한 지 1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신 씨는 동거가 꼭 결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 씨는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라는 테두리는 여자가 남자보다 한 단계 낮은 위치에서 살도록 하는 것 같다”며 “많은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구조가 결혼을 기피하게 한다”고 했다. 이어 “남의 시선보다는 내 개인이 어떤 삶의 질을 추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123rf]

급변하는 결혼관으로 동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우리나라 30대가 동거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공동연구진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할 의사 없이 함께 사는 것도 괜찮다”라는 항목에 30대 약 49%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는 연령별 찬성비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대가 약 39%, 40대가 34.7% 찬성비율을 보이며 그 뒤를 이었다. 반면 50대는 26%, 60대는 16.1%만 동거에 찬성해 대부분의 50대 이상은 여전히 동거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6월에서 11월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5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3년간의 동거 끝에 최근 결혼식을 올렸다는 정모(38)씨는 “여자친구와 떨어지기 싫어 함께 산 것도 있지만 경제적 이유가 컸다”며 “결혼비용도 마련해야 하는데 데이트로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동거를 색안경 끼고 보는 주위 시선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실제 얻는 이득이 컸다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2030세대는 동거가 머지않아 보편적인 가족 결합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미혼 남녀의 혼인ㆍ이혼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39세 미혼 남녀 1000명 중 46.9%가 10년 후 ‘사실혼(동거)’이 현재와 같은 형식의 결혼을 제치고 보편적인 결합 형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 혼인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견해는 33.9%에 머물렀다.

실제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유형에서 2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1인가구에 이어 2인가구는 26.1%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가족형태로 여겨지던 4인가구는 18.8%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히 변하는 가족의 개념을 제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가족 개념은 ‘법적 결혼제도 내에서 이성으로 결합된 핵가족’ 중심으로 잡혀있는데 가족구성원통계를 보면 4인 핵가족말고도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훨씬 많다”며 “이들을 모두 인정하는 사회적 제도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ren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