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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는 즐거워’…인식부터 심어주세요
초등학교 입학 후 낯선환경 적응이 중요…지나친 기대는 자녀에 우울감만…준비물 미리 챙기는 습관 키워줘야

초등학교 입학은 어린이나 부모에게 무척 중요한 사건이다. 특히 어린이는 입학 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면서 부모 이외 어른과 사회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학교는 이들 기관과 달리 좀 더 체계적이고 독립성을 필요로 한다. 입학 후 어린이는 또래 관계, 공부, 특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공, 실패, 좌절감, 당황스러움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정식 학교생활에서 겪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어린이는 후기 아동기를 거치며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변화는 어린이와 부모에게 기대와 설렘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생활에 대한 적응이라는 고난을 주기도 한다. 이를 슬기롭게 이겨 내기 위해서는 자녀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련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자녀에 ‘학교는 즐거운 곳’ 인식 심어줘야” =학교를 다니게 되면 어린이는 익숙한 가족과 떨어져 상당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독립성, 또래ㆍ선생님과 관계, 수업 듣는 태도,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 숙제 완성 능력, 알림장 쓰기, 준비물 챙기기 등 다양하고도 종합적인 능력의 발달과 정서적 성장을 겪게 된다.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린이는 이 시기를 거쳐서 학습 능력, 주의집중력, 작업 기억력 등의 전두엽 기능을 포함한 인지 기능, 사회성, 충동 조절, 대인관계 형성 능력, 정서적 공감 능력 등의 전반적인 뇌 기능이 발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어린이는 새로운 환경ㆍ사람들ㆍ자기 역할에 대해 어색해하고 긴장하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부모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어린이가 학교를 즐거운 곳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격려하고 기다려 주는 부모 돼야 =부모의 지나친 기대로 인한 압박 때문에 불안, 우울, 좌절감을 쉽게 느끼는 어린이도 있다. 또래와 어울린 경험이 부족했던 어린이는 커서도 또래 관계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조 교수는 “좌절감 없이 자기 위주로만 유아기를 보낸 어린이라면 상황에 따라 배려 없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고, 작은 좌절도 견디지 못해 선생님, 또래, 환경을 쉽게 탓하고 불쾌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드물게는 읽기, 쓰기, 산술 장애와 같은 학습 장애로 학습 성취도가 낮은 어린이도 있다. 요즘 어린이는 긴장감이 높고 경쟁적이며 쉽게 불안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부모는 자녀가 학교를 들어가서 지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많은 능력과 심리적 튼튼함을 요구하는지 미뤄 짐작해 적응을 다그치거나 규칙을 몸에 배게 하려고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 학생이 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어내는 아이들을 기특해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 부모는 적응 과정동안 실수와 자잘한 문제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게 옆에서 기다려 주며 단체 생활에 필요한 인내, 희생, 배려를 소중하게 여기도록 가르쳐 줘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조 교수는 “부모가 자녀에게 믿음을 표현하며 자녀가 성숙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가는 과정을 일관되게 도와줘야 한다”며 “만약 주의집중력 장애, 우울 장애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질환이 의심되거나 학교폭력 등 어른이 꼭 개입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는 표현 역시 자녀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도 불안해하지 않도록 마음을 조절해줘야 =낯가림이 심하고 분리불안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신학기 적응이 더욱 어렵다. 자녀가 떨어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학기 시작 시 일정 기간동안 매일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등교를 준비하는 습관을 심어 주면 학교로 가는 자녀의 발걸음은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가 이야기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학교 프로그램 중 자녀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자녀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지지해 준다 ▷자녀가 학교에서 기대하는 활동이나 친구에 대해 언어로 표현하게 한다 ▷앞으로 다닐 학교의 구조, 교실, 화장실 위치 등을 설명해 주고 선생님을 미리 소개해 준다 ▷자녀가 낯선 학교에서 느끼는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임을 설명해 주면서 많이 힘들 때에는 익숙한 물건을 꺼내 만지거나 가족 그림을 그리도록 해 불안감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지도한다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와 함께 등교를 하게 하거나 학교에서 익숙한 친구를 확인하게 도와준다 ▷등교 준비(입고 갈 옷가지, 갖고 갈 준비물 등)를 전날 밤 미리 하게 한다 ▷만일 자녀가 분리가 어려워 학교를 가지 못한다면 점진적으로 학교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고 하나씩 해 나갈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긍정적 피드백을 준다 등이다.

자녀와 함께 부모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 부모가 죄책감, 두려움, 불안감 등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면 등교가 힘든 자녀를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자녀는 부모의 감정과 태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 스스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도록 자신의 마음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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