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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경영쇄신안 발표] 그룹 상징 '미전실' 해체…'3두 체제' 자율경영
최지성·장충기 사의
계열사 자율경영 강화

[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 삼성이 28일 그룹의 사령탑 격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함에 따라 본격적인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2·3인자’로 꼽혀온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60년만의 컨트롤 타워 해체=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은 그간 그룹의 핵심 수뇌부로 통해왔다.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오너 일가를 보좌해왔고, 그룹에서도 사업·지배구조 개편 등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977년 삼성에 입사한 최 부회장은 마케팅 전문가로서 2006년 삼성전자 보르도 TV가 세계 1위에 오르게 한 공로로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 시절인 2012년 미래전략실장에 올라 6년째 미전실을 이끌어왔다.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후에도 수시로 병실을 찾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이재용의 가정교사’로도 알려진 최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주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직후 첫 면회자이기도 했다.

미전실 2인자인 장 사장은 최 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그룹 안팎의 업무를 챙겨왔다.

2009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을 맡다가 2010년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옮겼다. 이듬해 ‘미전실 차장’ 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며 부임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다. 회사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이었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2·3인자’였던 주요 인물들이 동시에 물러나게 되자, 수뇌부의 공백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전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인 이준 부사장 등 7개팀 팀장도 이날 전원 사임하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된 데 책임을 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자율경영…'3두 체제' 가동= 삼성은 향후 계열사별 독자경영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1959년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이 ’비서실‘을 만든 이래 그룹 컨트롤타워가 해체된 적은 전에도 있었지만 막후 활동 등으로 명맥이 끊기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현상황은 삼성으로서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셈이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미전실 해체에 따라 삼성의 각 계열사들은 앞으로 자율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독자적·자율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따라 경영을 해나간다는 얘기다.

이미 삼성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착근했다는 평가를받는다. 따라서 당장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미전실 해체 후 삼성그룹이 3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생명·물산 중심의 ’3두 체제‘로 굴러갈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이들 3개 사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쥐고 있어 사실상의 지주회사 또는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전기·SDI·SDS 등 전자·전기·IT 분야 계열사 사장단끼리 모여 사업영역 구분 같은 조정자 기능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금융계열사의 경우 삼성생명의 우산 아래에 삼성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 등이 들어와 계열사 간 협의와 조율을 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중심으로는 바이오·중공업 등 나머지 계열사가 뭉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는 계열사별로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안별로 관련성이 있는 계열사 사장끼리 협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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