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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탄핵심판 선고] 8:0, 6:2, 5:3…‘지라시’ 보는 사회
-헌재 결정 앞두고 나도는 억측과 루머
-“일부 신뢰성 있어”…“미확인 사실일 뿐”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8:0, 6:2, 5:3. 기자가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과 관련해 받은 ‘지라시’ 정보입니다. 8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헌재와 관련한 온갖 ‘썰’들이 돌고 있습니다. 저 숫자가 어느 결정을 가리키는 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정말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요?

헌재가 지난 7일 선고일을 알려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지만 아무런 발표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선고일 관련 지라시가 넘쳤습니다. “헌재가 10일로 선고일을 잡았으나 모 재판관의 반대로 선고일 지정이 늦춰줬다”거나 “몇몇 보수 성향의 재판관들이 의도적으로 판결을 13일 이후까지 늦출 것”이라는 사실확인이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안내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탄핵 결과에 대한 지라시도 난무했습니다. “헌재가 다른 사법기관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특정 결과를 만장일치로 내놓을 것”이라는 추측설부터 특정 결과가 나온 후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계획과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활동 계획까지 담긴 내용도 있었습니다.

헌재 재판관들의 개인 신상과 관련된 이야기도 많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남편이 통합진보당의 당원이라는 글입니다. 취재 결과, 이 대행의 남편은 모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통진당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헌재는 돌고 도는 억측과 루머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헌재 재판관들은 법적으로 비밀 유지 의무가 있어 평의 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것이죠. 지난 8일도 헌재는 “아직 결론이 정해졌다고 단정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탄핵찬반단체가 소위 ‘여론 플레이’를 위해 지라시를 만들어 유포한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양쪽 모두 여론이 헌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여론전에 총력을 가하고 있으니까요.

탄핵 반대측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측은 이를 적극 부인하면서도 일부 지라시에 신뢰를 나타냈습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법조계 의견이나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나도는 설들은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합리적인’ 지라시들은 탄핵이 각하된다는 내용” 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일부 법에 무지하고 정보력이 약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인용설이 많이 도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반면 촛불집회 측은 지라시와는 거리를 뒀습니다.

권영국 변호사(퇴진행동 측)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두고 좌우될 필요가 없고 헌재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일부의 우려처럼 근거있는 설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것은 누군가가 헌재와 내통한다는 것인데, 국정원이 헌재를 사찰했다는 보도가 나온 마당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일 것”이라며 ‘썰들’의 신빙성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이 난무하고 있는 루머의 원인은 공적기관에 대한 사회적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문조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권위적인 통치 관행이 이어지면서 권위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아진 상태인데 이 불신이 사법기관 중 최고 권위기관인 헌재로 향한 것”이라며 “헌재가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사회적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국민들은 이를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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