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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월미모노레일 민간사업 2년만에 무산… 도심 흉물로 또다시 전락
[헤럴드경제=이홍석(인천) 기자]인천 월미도 모노레일 건설사업이 2년만에 무산됐다.

부실시공, 안전성 결함 등으로 개통되지 못한 채 장기간 묶여 있던 월미은하레일의 후속 대안사업으로 지난 2015년부터 민간사업자가 추진했지만, 결국 착수 2년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더욱이 이 사업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014년 7월 민선6기 시장 취임을 하면서부터 관심을 갖고 정상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또 다시 무산되는 바람에 월미모노레일 사업은 역사와 교각만 남은 도시의 흉물로 남게 돼 시민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인천교통공사는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월미모노레일 민간사업자인 인천모노레일과 사업협약을 해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약 해지 이유는 민간사업자가 사업비 조달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공정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통공사 이중호 사장은 “이 사업을 추진한 인천모노레일㈜은 현재까지 차량 20대 이상을 제작하고 궤도시설 설치, 정거장 개선 등 분야별 개선공사를 90% 이상 완료했어야 하지만 어떤 공정도 이행하지 못했다”라며 “또한 협약상 책무와 계획된 공정을 이행할 것으로 최고했으나 실질적인 성과물을 제출하지 않았고 게다가 사업비 조달 확인에 필요한 대출확약서도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어 “실시협약은 해지됐지만, 월미지역 활성화를 위한 모노레일 개선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교통공사는 사업 무산에 따라 관계 공무원, 지역주민이 포함된 민관 합동 전담팀(TF)을 구성해 후속 대안 사업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직접 예산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인천광역시와 교통공사는 월미은하레일 사업 착수 이후 10년 가까이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후속 사업 방향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년 전 협약 체결 당시 인천모노레일㈜의 기술력과 재정능력을 의심하는 우려를 일축하며 사업 성공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만에 인천모노레일의 사업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협약을 해지했다.

이로써 민간사업자에 대한 교통공사의 사전 검증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16일 ‘월미모노레일 간담회’를 통해 이 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게 협약을 변경한 교통공사 책임자의 문책을 주문했다.

시의회 건교위는 또 사업자와 잘못된 협약 조건을 바로잡지 않아 사업자에게 미진한 사업 추진의 빌미를 제공하고 시민 혈세를 낭비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치를 가하라고 요구했다.

교통공사는 월미은하레일 시공사에 이어 인천모노레일과도 또 다시 소송전을 벌이며 행정력을 소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앞서 인천모노레일㈜는 지난 16일 교통공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교통공사는 모노레일 도입 및 운영사업의 개선공사에 필요한 실시협약체결 보증금 10억원과 이행보증금 19억5000만원을 보증하게 하고도 2014년부터 현재까지 개선공사에 필요한 시설설비를 인계하지 않은 사실을 은폐하고 직원 남용에 의한 업무방해를 지속하다가 계약법 및 협약서에 정한 방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계약해지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에 우리회사는 교통공사가 허가가 불가능한 상태를 속이고 사업을 발주했고, 건축물 등기가 안된 상태를 속여 사업자에게 피해를 줬으며, 준공도서 및 재산관리대장과 유지관리대장을 인계하지 않은 그동안의 행정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공사에서 자발적으로 적의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조치는 물론 공사와 협약된 내용에 따라 권리와 위무를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미도 자연경관을 심각하게 해친다는 지적을 받는 모노레일 교각과 역사도 사업 무산에 따라 상당 기간 도심지 흉물로 남게 됐다.

월미은하레일 사업은 인천도시축전 개막을 앞두고 지난 2009년 7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다.

무인 운행 시스템으로 지상 6∼17m 높이 교각 위 6.1km 레일을 따라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노선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부실시공으로 시험운행 중 각종 사고가 속출한 탓에 2010년 3월 준공 이후에도 개통조차 못 하고 방치됐고, 결국 작년 말 교각과 4개 역사만 남기고 차량과 레일은 철거ㆍ폐기됐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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