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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구속] 18일만에 텅빈 삼성동 자택…지지자 몇명만 자리지켜
-망연자실한 채 서울구치소로 함께 이동
-자택 앞 지지자 5명 뿐…일부 삭발 항의


[헤럴드경제=이현정ㆍ심우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에 친박 지지자들은 침통함에 빠졌다.

31일 오전 3시께 박 전 대통령의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중앙지검 인근에서 밤샘 농성을 하던 지지자 15명은 망연자실해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4시 30분께 박 전 대통령의 호송차량이 검찰청사 서문을 지나자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연신 흔들며 “대통령님”이라고 소리치며 차량을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검찰이 제공한 K7 차량에 탑승한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은 굳어있었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차량을 뛰따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31일 오전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이 침통해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 호송차량이 15분만에 서울구치소에 도착하자 앞서 대기하던 지지자 15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연신 소리쳤다. 친박계 정치인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과 정광용 ’박사모‘ 회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윤 의원을 박 전 대통령의 호송차량이 지나가자 고개를 떨구며 인사했다.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호송 차량이 구치소 안쪽으로 사라진 후에도 계속 태극기를 흔들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치소 주변에 경찰 10개 중대 800여 명을 투입했다.

오전 5시께 지지자 대부분은 철수하고 단 5명만이 구치소 앞을 쓸쓸히 지켰다. 이들도 2시간 후엔 7시께 자리를 떴다. 한 지지자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지난 29일부터 밤샘집회에 참가해 피로감이 쌓였다”며 “우선 귀가를 한 후 추후 예정된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전 7시 50분께 우비를 입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구치소 앞을 찾았다. 휴대전화로 개인방송을 촬영하던 주 대표는 “검찰과 법원은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며 “불구속 재판도 가능한데 대통령에게 수의까지 입혀야 했느냐”며 영장 발부 소식에 분개했다.

18일만에 다시 ‘빈집’이 된 강남구 삼성동 자택은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날 오전 8시께 자택 앞에는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 회원 4명만 넉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경찰은 자택 앞에 설치해놓은 철제 펜스를 모두 철거했고 경찰 20명만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기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귀가를 바라며 밤새 삼성동 자택 앞을 지키던 몇몇 지지자들은 영장 발부 소식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친박단체 ‘근혜동산’ 회원들은 격양된 모습으로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통령님!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자택 앞에 내걸었고 김주복 근혜동산 중앙회장은 오전 3시 45분께 머리를 삭발한 뒤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날이 밝아오자 이들은 모두 철수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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