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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부패·反정부 시위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
2일 모스크바 시민 수십명 체포

러시아의 야권 지지자들이 2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를 비롯한 일부 도시에서 다시 반(反)정부 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일주일 전 모스크바와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각각 수백~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부패 시위가 일어나 500명 이상이 체포된 데 이은 두 번째 주말 시위다. 10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시내 북쪽 트리움팔나야광장(승리광장)에서 크렘린궁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 저지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31명이 체포됐다고 BBC는 전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단체 행사 도중 사회 질서 훼손 혐의로 31명이 체포됐다”며 “이들은 모두 인근 경찰서로 연행돼 행정법규 위반으로 조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이날 5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지난주 시위에서 가로등 기둥 위에 올라가 버티다 사진에 찍혀 시위의 상징적 인물로 주목받은 16세와 17세 청소년 2명을 비롯해 미성년자 4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이날 시위를 허가하지 않았다. 시내에는 이날 오전부터 시위에 대비해 경찰과 시위 진압 부대가 배치됐다. 크렘린궁 앞 붉은 광장으로 통하는 입구엔 금속탐지기가 설치됐고, 지난주 시위가 열렸던 푸시킨 광장은 폐쇄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현지 인터넷에는 이달 2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는 호소문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주 시위 때 체포하는 경찰에 저항한 혐의로 15일의 구류형을 선고받은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이날 시위와는 관련이 없다고 그의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100여명이 거리로 나와 체포된 시위 조직자 석방을 요구하며 넵스키 대로를 따라 행진했다. 경찰은 과격 행동을 한 시위 참가자 1명을 체포했다.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400명), 남부 도시 사마라(650명)와 아스트라한(250명)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아 체포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러시아 전역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공직자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모스크바 시위에만 7000~1만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경찰 발표 500명, OVD-인포 추산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지난 2011~12년 부정선거 규탄 대규모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이 시위는 나발니가 최근 발표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 보고서를 계기로 일어났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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