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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식물원, 10월 부분개장 물건너가나
- 부분개장, 전면개장 시기 연기 불가피
- 교통접근성, 시민안전 등 문제 산적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조성 중인 서울 최초의 보타닉공원(Botanic Park) 서울식물원이 오는 10월 부분 개장하는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현재 공사 진척대로라면 목표 시점인 내년 5월 전면 개장도 어렵다는 게 식물원 공사를 맡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의 얘기다. 식물의 활착기간, 시민 안전 확보 등을 고려치 않고 서울시가 시정 알리기에 급급해 섣불리 세부 일정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시는 2015년 11월 착공 때는 물론 작년 5월 식물원 명칭을 확정할 때도 ‘2017년 10월 부분개장, 2018년 5월 전면 개장’을 공표했다. 하지만 개장에 임박해 나무 생장주기를 들어 개장을 한달 미룬 ‘서울로 7017’의 시행착오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식물원 조감도

4일 시에 따르면 서울식물원은 총 50만3000㎡(유수지 포함 65만7000㎡) 공간에 호수공원, 습지생태원, 열린숲공원, 식물문화센터 등이 들어선다. 총 면적이 여의도공원(23만㎡)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마곡지구 시행사인 SH공사가 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 채납하는 방식이다. 운영은 시가 맡는다.

시는 애초 온실을 제외한 공원의 나머지 부분을 2017년 10월 개장하고, 2018년 5월 온실을 포함한 공원 전체를 문 연다고 했다. 현 시점에선 이 중 열린숲공원(9만㎡)을 먼저 개방하려는 게 시 계획이다. 열린숲공원은 지하철 9호선과 인천공항철도 환승역(예정)인 마곡나루역의 출입구와 바로 연결되며, 잔디마당이 조성된다. 현재 공정률은 35%다. 

서울식물원 열린숲공원

문제는 열린숲공원 진입구간 등 주변이 10월에 공사장 일색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선 마곡나루역 공항철도는 빨라야 연말께나 개통한다. 공원과 이어지는 마곡나루 역사 광장과 출입구 공사는 공항철도 개통 시기와 맞물려 있다. 공원 진입구간과 인접한 LG아트센터는 오는 11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또한 호수공원과 연결되는 양천로 우회로의 지장물(통신선 등 40여개) 이설 작업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주변에선 코오롱과 에스오일 등 마곡 내 입주기업들의 공사도 진행된다.

SH공사 마곡위례사업단 서울식물원 사업부 관계자는 “전체 50만여㎡ 면적 중 부분 개장 면적은 9만㎡에 불과하고, 개장하더라도 주민 이용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주변 공사 현장의 소음과 비산먼지 등 때문에 시민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식물원 습지생태원 저류지

내년 5월 전면 개방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식물원 공사는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며, 온실과 문화센터 등 건물은 사용승인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실제 준공시점은 이 보다 늦어질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온실 안 열대식물과 지중해식물은 예민해서 어느 정도 안정화 시기를 거쳐야하고, 국립생태원, 백두대간 수목원 등 국내 다른 식물원들도 준공 뒤 1~2년이 지나 공식 개관했거나 개관하는 일정이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6일 점검 차 식물원 공사 현장을 찾은 박원순 시장은 SH공사로부터 이러한 현황과 문제점들을 보고받았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연구 검토해보자”는 원론적 답변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식물원 호수공원 수변가로

SH공사는 금명간 식물원 개장 시점 재검토를 시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해당 자치구인 강서구 역시 시민 안전과 접근 편의성과 관련해선 의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용원 강서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은 “일부라도 시민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의 바램은 이해되지만 개장 시기가 중요해뵈진 않는다. 10월이든, 11월이든 꽃도 다 지는 시점에 서둘러 개장할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 지난해 말 식물원 공사 현장을 둘러본 김 의원은 “당시 의원들의 관심은 개장 시기가 아니라 관광버스 등을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이 확보되는 지, 생태공원으로서의 특징을 갖췄는지, 한강 물을 끌어들이는 호수공원의 물이 썩지는 않을 지 등이었다”고 전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상반기 중 SH공사와 개장시기와 개장 면적 등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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