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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너무 더운’ 식목일…나무심기 좋은 날 맞아?
-최근 10년 식목일 평균 10도 넘어
-‘3월로 앞당겨야’ vs ‘비용 커’ 논란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매년 4월 5일이면 식목일을 맞아 전국에서 나무심기 행사가 진행된다. 공휴일에서는 제외됐지만, 산림자원의 중요성 때문에 식목일은 그대로 남아 기념일로 지켜진다. 그러나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식목일이 나무 심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며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949년부터 공휴일로 시작된 식목일은 조선 성종이 직접 밭을 갈고 선농단에 제사를 지낸 날과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음력 2월 25일을 기념하고자 4월 5일로 제정됐다. 제정 당시에는 4월 5일이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이유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나무에 가장 중요한 땅속 5㎝ 온도도 최근 크게 올랐다. 1940년대 7.1도였던 서울 지역의 땅속 5㎝ 온도는 최근 10년 사이 3.7도가 오른 10.8도를 기록했고, 강릉도 4도 오른 10.6도를 기록했다. [사진=기상청 제공]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뭇잎이 나는 시기와 땅속 온도를 비교했을 때, 나무심기에 가장 적합한 평균 기온은 6.5도 정도다.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 강원도 강릉의 평균 기온은 6.7도였다. 서울도 당시 평균 기온이 7.9도 수준으로 나무를 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었다.

그러나 기상청이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까지 식목일 기온은 크게 올랐다.

최근 10년 평균을 기준으로 서울은 10.2도, 강릉은 10.6도를 기록했다.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와 비교하면 각각 2.3도, 3.9도가 오른 수치다.

기온이 오르면서 나무에 가장 중요한 땅속 5㎝ 온도도 크게 올랐다. 1940년대 7.1도였던 서울 지역의 땅속 5㎝ 온도는 최근 10년 사이 3.7도가 오른 10.8도를 기록했고, 강릉도 4도 오른 10.6도를 기록했다.

제정 당시 기온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식목일은 일주일에서 많게는 열흘 가까이 빨라져야 한다. 이제는 4월 5일이 나무를 심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식목일 날짜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방안이 여러 차례 발표됐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4월5일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식목일을 변경할 때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오랫동안 지속하던 기념일을 갑작스레 변경하면 홍보 등 많은 예산이 소모된다”며 “제정 당시의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했을 때 유지를 하자는 의견도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은 “성종이 선농단에서 씨를 뿌린 것도 ‘권농일’에 적합한 날일 뿐 나무 심기와는 엄밀히 관련이 없다”며 “식목일을 24절기 상 춘분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이미 식목일과 상관없이 나무 심기 행사를 앞당긴 지자체도 많은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나무 심기라는 의의를 생각했을 때, 가장 적합한 날에 행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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