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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시 D-3, 노량진 청춘들 ②] “생활비 절반이 방값” 공시생은 ‘하우스푸어’
- 한달 방값만 50만원 이상 들어
- 단기계약 가능 고시원은 열악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지만 높은 방세는 공시생들에게 닥친 ‘당장의 고민’이다. 공시생들은 “생활비 절반 이상이방세로 나간다”고 하지만 이들이 사는 공간은 그리 쾌적하지 않다.

노량진 학원가를 둘러싼 지역은 수많은 고시원과 원룸들이 밀집해 있다. 많은 수의 공시생들이 이곳 노량진 일대에서 원룸이나 고시원을 얻어 살고 있다. 이들이 다 지방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방을 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동시간이라도 줄여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집이 수도권임에도 ’두집살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언제까지 노량진에서 생활할지 모르는 공시생들에게 단기계약인 고시원은 안성맞춤이지만 취사도, 빨래도 불가능해 생활환경이 좋지는 않다. 보증금이 없지만 원룸과 가격차이도 없다. 그나마도 인근 재개발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사진=임정요 기자/kaylalim@heraldcorp.com]

공시생들에게 돈은 수험 공부에 이은 또 하나의 고민거리다. 특히 방세는 학원비와 더불어 가장 큰 지출일 수 밖에 없다. 오는 8일 필기시험을 앞둔 신정식(29)씨는 “공부하다보면 돈을 쓸데가 별로 없어 한달에 20~30만원 정도 쓰는데 고시원 방값은 30만원 별도로 든다”며 “결국 전체 생활비의 60%가 방값인 셈”이라고 했다.

다른 공시생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교적 큰 고시원에서 생활한다는 김정환(26) 씨는 “한달에 생활비 절반인 55만원을 방값으로 낸다”고 했다. 투룸에서 같은 공시생인 친오빠와 함께 생활한다는 김모(23)씨는 “월세 65만원을 내고 있는데 그나마 이동네에서 투룸 치고는 저렴한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투룸이 이곳에 얼마 없어서 선택지가 없기도 하다”고 했다. 보증금 500에 관리비 포함 월 60만원의 원룸에서 살고 있다는 서석현(24) 씨는 “지방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이곳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원룸의 경우 3.5~3.8평이 월 45만원이고 보증금은 300만~500만원에 최소 1년 계약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전기료나 가스비, 관리비는 별도다. 고시원도 리모델링한 곳은 월 50만~60만원 선이다. 역이나 학원이 가까울수록 비싸다.

고시원은 밥을 해먹을 수도, 빨래를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보증금이 없고 단기간 살고 나가는 게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량진에서 얼마나 더 살지 확신할 수 없는 공시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곳 고시원들은 시험 일정이 마무리되면 월 1~2만원 가량 할인에 들어간다. 시험이 끝나면 방을 빼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이다.

공시생이 많아지면서 이곳 노량진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있다. 조은아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원룸 계약을 무조건 1년 계약만 했는데 요즘은 3개월, 6개월, 8개월 단위로 단기계약을 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결국 돈 걱정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학생이 늘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 광풍의 여파는 공시생을 피해가지 않는다. 조 씨는 ”노량진 월세가 올랐다지만 여기만 널뛰기 한게 아니라 주변 부동산이 개발되면서 같이 오른 것“이라며 “사당 방배 일대 재개발이 되면서 그곳 다가구 주택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동작구로 넘어오면서 방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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