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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시족 25만명…24만명은 내년에 또…
8일 전국 17개 시·도서 시험

올해로 9급 공무원 시험을 4년째 준비하고 있는 서모(31) 씨는 노량진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생활만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첫해 호기롭게 시작했던 수험 생활이었지만, 4년째를 맞자 자신감도, 열정도 사라졌다. 열정이 빠진 자리에는 절박함이 들어왔다. 서 씨는 “아르바이트와 수험 생활을 동시에 할 자신도 없어졌지만, 이제는 다른 길을 갈 자신도 없다”며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인지,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국가직 공무원 시험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7개 시ㆍ도에서 치러지는 공무원 시험에는 25만명이 넘는 수험생이 지난 1년간 흘린 땀방울의 결실을 노린다. 국가직에만 22만 8368명, 사회복지직도 2만 2730명이 응시한다.

정부는 올해 시험을 통해 총 행정 4508명, 기술 402명 등 총 4910명의 9급 공무원을 선발한다. 단순 경쟁률만 따져도 46.5대 1이다. 한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는 응시생 30명 중 아무도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셈이다. 1798명을 뽑는 지방 사회복지직 시험도 있지만, 경쟁률은 11.6대 1로 절대 만만치 않다.

총 응시자 25만명 중 24만명 이상은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100분, 100문제로 1년 성과가 갈리는 셈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탈락의 두려움보다 공무원이 아닌 다른 길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답했다. 3년차 공시생인 박두환(28) 씨도 25만명 중 하나다. 박 씨는 “내가 합격할 확률은 높게 잡아야 한자릿수밖에 안 될 것”이라며 “이제는 나이가 많아 공무원 시험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공무원 시험이 가장 공정한 제도가 아니겠느냐”며 공무원 시험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올해 처음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이모(27) 씨는 “공무원 시험이 무슨 도전이냐고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까지 공무원 시험을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게 요즘 상황”이라며 “잦은 야근에 돈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반 기업에 다니느니 3%도 안 되는 합격 확률에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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