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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인륜 범죄 용납못해”…트럼프, 시리아 내전 개입하나
내전 불관여 정책이 사태 촉발
미의회·언론 등 비판 비등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시리아 정책’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국제사회가 ‘반인륜적’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을 대거 살상한 시리아를 규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기존 ‘시리아 내전’ 불(不)관여 입장에서 얼마나 큰 태도 변화를 보일지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WSJ(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인류에 대한 끔찍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번 사태가 미국의 시리아 정책 변화를 이끌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최소 85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화학무기 공격에 “많은 선을 넘었다”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악랄한 행동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어린이들을 향한 공격은 내게 큰 충격을 줬다. 그것은 끔찍하고 끔찍한 일”이라며 “시리아와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나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어떻게 미 정부가 대응할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향후 미 정부가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화학공격이 발생하기 몇일 전만 해도 미국은 시리아 내전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더 이상 시리아의 체제 변화를 우선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이 같은 발언은 미 의회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며 “아사드 정권이 철수해야 시리아 분쟁 해결이 가능하다는 미 동맹국들과 오바마 정부의 입장을 분열시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시리아 정책 변화 언급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정부의 입장 변화가 아사드로 하여금 전쟁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오판을 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AFP통신은 “과거 백악관은 시리아에서 미국의 유일한 목표는 IS의 격퇴이지, 시리아 내전 종식은 아니라고 했다”며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그 계산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태도 변화를 시사한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정면 충돌했다.

미국은 시리아 우방인 러시아를 맹비난하며 UN 결의안이 무산될 시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국제기구가 화학공격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미국이 독자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사드, 러시아, 그리고 이란은 평화에 관심이 없다”며 “양심이라곤 없는 인물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는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는 잔혹 행위를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 영국, 프랑스가 작성한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수용 불가’라며 거부했다.

이날 초안에는 시리아 정부가 이번 화학공격 관련 조사에 완전히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안이 담겼다. 시리아 정권의 비행계획, 헬리콥터 분대의 지휘관 이름과 관련 공군 기지 정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결의안이 무산되면 미국의 독자 행동은 경제제재부터 군사개입까지 다양하게 거론된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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