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버덕 작가 “브라질에 개런티 내라고 한 적 없다”
- 플로렌타인 호프만, 신작 ‘스위트 스완’ 석촌호수 설치
- “백조 가족은 일상의 행복 찾을 수 있는 사랑 에너지 상징”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이 필요한 시기잖아요? 엄마와 아빠는 사랑을 뜻하고 아기들은 사랑의 확장이자 삶의 시작을 뜻하죠. 게다가 석촌호수는 벚꽃으로 유명한 곳이고, 새 생명이 시작하는 봄과 어울리는 백조가족을 선택했습니다”

‘러버덕’ 제작자로 유명한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공공미술 작가인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ㆍ40)은 6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자신의 새로운 프로젝트 ‘스위트 스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호프만의 작품이 서울에서 공개된건 지난 2014년 어릴적 가지고 놀던 노랑 오리를 대형으로 제작해 물 위에 띄우는 러버덕 프로젝트 이후 3년만이다. 스위트 스완은 롯데월드타워 개관기념 프로젝트 일환으로,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다. 

네델란드 출신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자신의 신작 `스위트 스완`이 설치된 석촌호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호프만은 장소가 가진 특성에 맞는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템스강엔 강을 건너는 하마(히포포 템스ㆍhippopo thames)를, 대만의 달 축제엔 커다란 ‘달 토끼(moon rabbit)’를 선보였다. ‘달 토끼’는 사랑하는 짝을 찾고 싶은 토끼가 달에 살고 있다는 대만 민화에 착안한 작품이다. “달 토끼의 짝을 지구에 만들었고, 그 토끼가 달을 바라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겐 토끼와 함께 잔디밭에 누워 달을 바라보며 감상하는 시간을 갖자고 했죠”

이번 서울에선 백조가족을 선택했다. 높이 14-16미터의 엄마 아빠 백조와 아기 백조 5마리로 구성됐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가장 보편적이지만 중요한 인간의 가치를 ‘백조 가족’으로 형상화 했다. 잔잔한 호수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백조 가족은 각박한 현실을 이겨내고 일상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랑의 에너지를 상징한다. 

석촌호수에 설치된 스위트 스완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6일 석촌호수에 설치된 백조 부부는 바람 때문에 서로에게 절을 하는 듯 보인다. “고개를 약간 숙인 모습에서 하트 모양이 나오는데, 사실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것 아닐까 싶다. 서로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백조 부부 옆에는 5마리의 아기 백조가 따라다닌다. 아기 백조들은 모두 회색톤이나 부리색이 제각각이다. 호프만은 “저도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정말 제각각이죠. 부리 색이 다른건 아기 백조들이 각자의 개성이 다름을 의미합니다”고 말했다. 같은 모습 같지만 각자 다른 모습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 존재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며 특별한 삶을 만들어감을 나타낸다.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대표작 러버덕. 2014년 서울 설치 전경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호프만은 15년 전 시작한 러버덕 프로젝트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공공예술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러버덕이 세계를 ‘여행’할 때,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그 작품을 보자마자 좋아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 작품이 짧은 순간이라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또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널리 퍼뜨리죠. 러버덕의 설치 도중 모습(찌그러진 모습)을 찍어서 돌려보며 웃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투여하고요. 이게 공공미술이 갖는 힘입니다”

그러나 어릴적 순수성을 대표하는 러버덕이 최근 정치적 이슈에 활용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러버덕은 지난해 브라질의 호세프 대통령 탄핵집회에 등장했다. 브라질 속담에 ‘오리에게 충분히 댓가를 지불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충분히 댓가를 치렀다는 뜻으로 이제 그만할 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리가 곧 호세프 대통령을 상징한 것이다. 작가는 “러버덕은 비정치적인 작품이고, 평화를 상징하는데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안타까워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이것이 ‘저작권료를 지불하라’고 와전되면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호프만의 신작 스위트 스완은 내달 8일까지 석촌호수에서 만날 수 있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