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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통과 파격…건반에 실은 손열음의 ‘음.악.편.지’
에세이집 바탕 콘서트프로그램 구성
22일 롯데콘서트홀 원주시향과 첫 공연


#대학교 4학년쯤으로 기억한다. 나와 몇몇 친구들이 처음 이 악보를 펼쳐본 것이. 아직도 생생한 그 충격을 나만 간직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 지금껏 상상해 온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악보의 생김새에 아연실색했다. 잠시 후 누군가가 모두의 머릿속에 떠올랐을 그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이건 완전히… ‘하논’인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진짜 문제는 오케스트라와의 조화였다. 박자가 수없이 바뀌는데다 오케스트레이션(악기의 구성)이 워낙 두텁다 보니 피아니스트보다는 지휘자의 권한이 클 수밖에 없는 곡이었다. 혼자 열심히 구상해간 곡의 구성은 리허설 한 번에 산산조각이 났고, 오케스트라에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몇 번의 연주를 끝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이 곡은 웬만하면 피해가리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손열음 저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자신의 저서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의 이름을 딴 콘서트 프로그램 ‘손열음의 음.악.편.지’를 공개한다. 롯데콘서트홀(대표 한광규)은 올해 총 4차례에 걸쳐 ‘손열음의 음.악.편.지’를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손열음이 저서에서 다룬 음악들을 중심으로 콘서트를 구성했다.

손열음은 “에세이집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를 출간했을 때 기대 이상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한편으로 편지 속의 음악도 같이 듣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마침 롯데콘서트홀에서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무대를 꾸며보자는 제안을 받아 선뜻 응하게 됐다”고 이번 공연을 진행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첫 번째 무대는 4월 22일에 열린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애정의 터전 원주를 대표하는 원주시립교향악단과 김광현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이어 6월 10일 두번째 공연에서는 트로트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와 정통 바이올린의 무대를 대조하면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클래식의 방향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성악을 전공한 트로트 가수 박현빈과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전 서울시향 악장을 역임한 스베틀린 루세브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9월 9일 공연되는 세번째 무대에서는 하노버에서 만난 음악친구 중 손열음의 음악세계에 깊은 영감을 준 왕 샤오한, 야콥 카스만과 함께 꾸미는 무대를 선보인다.

마지막 무대인 12월 9일 공연에서는 하노버에서 이방인 유학생으로서 함께 희로애락을 겪으며 음악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다솔, 플루티스트 조성현,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 등과 함께 음악에 대한 젊은 연주자들의 열정과 진지한 고민을 들려줄 것이다.

롯데콘서트홀 측은 “손열음은 이번 공연에서 연주 뿐만 아니라 출연자들과 대화를 통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 것”이라며 클래식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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