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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공원이 바뀌었다 ③][르포]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인근 상권 해칠까
-올 5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오픈
-‘기대 반’ vs ‘우려 반’ 반응 엇갈려
-지역 상권 침해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딱 반반이라고 보시면 돼요. 가든파이브가 살아날 기회라고 보는 쪽도 있지만 중복투자에 대한 반감도 없지는 않아요. 현대시티아울렛이 들어온다고 상인들한테 도움이 안된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가든파이브 구분소유자 A씨)

#2. “아울렛이 들어오면 인근에 있는 상권은 크게 타격을 받습니다. 심지어 백화점도 아울렛에게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지방 유통업체 관계자 B씨)

감히 ‘아울렛 천하’라고 불릴 만하다. 각지에 드문드문 들어서던 ‘아울렛(Outletㆍ아웃렛)’ 개수가 이제는 전국에 20개를 넘어섰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는 아울렛 집중 현상이 심각한 편이다. 그래도 출점은 계속된다. 올해 롯데백화점ㆍ현대백화점ㆍ신세계백화점 3사가 추가로 아울렛 3개를 오픈한다.

백화점 3사가 매년 1개 이상씩 신규 아울렛을 열면서 오는 2020년 전국의 아울렛 개수는 31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아울렛이 지나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울렛 매장들이 수도권 인근 지역에 밀집되면서 인근 지역 상권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설명=지난 5일 채용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는 문정동 가든파이브 광장 모습.]

▶가든파이브, 7년의 흑역사=올 5월 오픈을 앞둔 문정동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채용설명회가 지난 5일 진행됐다.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정장을 찾은 많은 구직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이력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는 등 구직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내 테크노관(지하 1층∼지상 2층)과 리빙관(지하 1층∼지상 4층)에 위치한 공간에 총 3만1000m²(약 9400평) 규모로 들어선다. 향후 인근 문정동 로데오 상가와의 상생 협력을 통해 가든파이브를 포함한 서울 동남권 지역 전체를 ‘아웃렛 쇼핑메카’로 키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든파이브에 들어오는 현대시티아울렛은 오픈 후 수년이 지난 지금도 공실률이 높은 가든파이브를 살릴 수 있는 복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든파이브는 서울 동남부 상권을 세우기 위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야심작’으로 지난 2010년 오픈했다. 준공은 2008년에 완료됐지만 입점 상인들과 시공사인 SH공사의 마찰이 있었다.

청계천에서 쫓겨나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상인들은 가든파이브를 동대문 패션상가처럼 꾸미길 원했지만, 수익성을 우려한 SH공사가 이랜드 NC백화점을 입점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공실률이 높았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현대시티아울렛이 들어와 1200개 매장을 채울 경우 가든파이브의 공급률은 9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실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되는 셈이다. 아울러 아울렛 입점으로 인한 추가 상가 입점도 기대되고 있다. 

[사진설명=가든 파이브 내에 위치한 한 구획. 기존에는 점포가 있던 자리지만 이내 폐점하고 상자들만 보관돼 있다.]

▶주변 상권 부활…기대반 우려반=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인근 지역 상인들은 현대시티아울렛 입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상권이 살아날 것을 기대했지만, 다른 쪽은 가든파이브에 방문하는 고객이 늘더라도 되레 상인들에게 해가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시티아울렛이 들어오기로 예정된 테크노관과 리빙관 외 공간에는 NC백화점이 들어서 있고 나머지에는 청계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상가 지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NC백화점과 함께 가든파이브를 오픈할 때도 장사가 될까 걱정됐는데 아울렛이 들어오면 매출에 크게 영향이 있을까봐 또 다시 걱정된다”며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상인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목적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털어놨다.

상인 D씨도 “사람이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하며 매출이 늘 것이라는 의견 반, 되레 장사가 더 안될것이라는 의견이 절반”이라며 “이왕 들어오기로 된거 장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저가형 백화점을 표방하는 NC백화점과 현대시티아울렛의 상품 구성이 겹치는 것도 문제다. 이날 NC백화점에서 만난 위례신도시 거주자 홍 모(33)씨는 “아울렛이 들어오는 것은 찬성하지만 사실상 NC백화점과 상품이 같을 것 같다”며 “이럴거면 위례신도시쪽으로 조금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램이 있다”고 털어놨다.

한마디로 사실상의 중복 투자, 그리고 본래 가든파이브의 설립 목적이던 청계천 상인들의 보금자리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진설명=가든 파이브에 위치한 NC백화점 송파점의 매장 전경. 현대시티아울렛이 입점시 중저가형 백화점인 NC백화점과 상품이 상당 부분 겹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출점제한’ 없는 아울렛…무더기식 오픈=이처럼 수도권 인근 지역에 아울렛 매장들이 밀집되면서, 인근 지역 상권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아울렛 출점은 계속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울렛이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이다. 아울렛은 출점 제한과 의무휴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현행법상 유통업체들은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1km 이내에서만 출점을 제한받는다. 아울렛이 백화점과 입지가 겹치거나, 영세상권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아울렛의 입점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수의 아울렛은 인적이 드문 교외와 신도시 부근에 위치한다. 이에 출점이 막혀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업시간 제한도 현재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만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렛과 대형 쇼핑몰은 여기에 적용받지 않는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당 내용을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20대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다가 무산된 바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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