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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딜레마] “꽃 보러 왔다 미세먼지만…” 봄철 축제도 비상
여의도 벚꽃축제 등 꽃놀이 인파
만일 대비해 대부분 마스크 착용
어린이집선 야외수업·소풍 고민


“이번 주말에는 미세먼지가 그나마 적었지만, 다음 주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다행히 벚꽃이 지기 전 주말에 이렇게 나올 수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나오기에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인 것 같아요.”

벚꽃이 만개한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꽃놀이를 즐기러 나온 조현임(40ㆍ여) 씨는 지난 주말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꽃놀이를 왔다. 전 주말까지만 하더라도 미세먼지가 심해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외출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날도 조 씨는 아이들을 위해 마스크를 찾았다. 조 씨는 “어플을 통해 확인하니 오늘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때에 따라 ‘나쁨’ 수준까지 오른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꽃놀이는 대충 끝내고 인근 쇼핑몰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벚꽃이 만개하며 봄꽃축제가 한창이지만, 올해 유독 심해진 미세먼지의 여파로 상춘객의 근심은 오히려 커졌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거리로 나온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당장 다음 주에 미세먼지 농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는 날이면 방문객들이 다시 늘어나지만, 축제 기간 전체 매출을 따지면 지난해보다 손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대표적 봄꽃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도 지난 주말 대거 인파가 몰렸지만, 전체 방문객은 예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연인원 800만명이 찾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봄꽃축제로 선정됐지만, 올해는 미세먼지의 여파로 평일 방문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행사 관계자는 “전날까지 내린 비로 미세먼지 농도가 많이 줄어 주말 방문객이 크게 늘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특히 지난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세먼지 때문에 단체 관광객이 크게 줄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봄 소풍 일정을 잡는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차례 일정을 연기한 끝에 지난 7일 여의도를 찾은 서울 양천구의 한 어린이집은 미세먼지 현황을 가장 먼저 신경 쓰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인 박모(28ㆍ여) 씨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조금만 짙어도 학부모들의 전화가 십여 통 씩 이어진다”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평일 야외 수업이 자주 있었는데, 올해는 놀이터에 나가는 것도 눈치가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벚꽃이 절정에 달하는 오는 11일까지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유지해 봄꽃 축제를 즐기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대기 흐름이 원활하고 비교적 깨끗한 동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모레까지는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유지하겠다”며 “그러나 주말에는 기상 상황이 변할 가능성이 커 속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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