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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나이티드항공 보이콧 확산…시총 하룻새 3000억 증발
“승객·투자자·동양인까지 모욕”
SNS에서 대중들의 분노 확산
인종차별 논쟁도 다시 불거져
이미지 악화로 사업차질 예상


오버부킹된 아시아계 승객을 기내에서 질질 끌어낸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승객들은 물론 투자자, 동양인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CEO가 나서서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인종차별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한 이슈로 비화하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항공의 모회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장 대비 1.13% 하락해 70.71 달러에 마감했다. 개장 전 거래에서 6%까지 떨어졌으나 그나마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원) 증발했다.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로 인한 리스크를 감안해 서둘러 유나이티드 항공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9일 발생한 사건 그 자체에 관심을 두기보단 이후 여파를 따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가는 그동안 투자자들을 만족시켜왔다. 최근 이 항공사의 주가는 지난 여름 이후 거의 2배 뛰었고 사건 발생 이후 장중 한때 4%까지 떨어졌지만, 대형 리스크 발생에도 불구하고 장 마감 전 1%대로 방어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급격히 유나이티드 항공의 명성이 악화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다. 이미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는 고객들이 항공사의 멤버십 카드를 가위로 싹둑 자르는 등 적극적인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

CNN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마일리지 멤버십 카드는 물론 신용카드를 가위나 절단기로 자르는 등 대중의 분노가 SNS상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고객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일리지 카드와 신용카드 처분을 위해 분쇄기로 이를 절단하는 사진을 올려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카드를 없애는 것은 이 항공사를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소비자도 신용카드를 가위로 갈기갈기 절단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합법적인 지불 승객에 대한 잔인한 처우에 항의하는 의미로 카드를 자른다”고 적었다.

또 이번 사건은 특히 인종차별 논쟁에도 불을 붙였다. 기내에서 끌려나간 승객이 아시아계의 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시아계 탑승객은미 켄터키 주 루이빌 인근에 거주하는 60대 베트남계 내과 의사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중국계 의사로 추정된다는 얘기가 전파되면서 중국인들의 SNS상에선 비난이 쇄도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유나이티드 항공의 최고경영자(CEO)인 오스카 무노즈는 11일 머리를 숙였다. 그는 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면서 “회사의 방침 등에 대해 재검토한 뒤 4월 30일까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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