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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초 대통령’ 트럼프…동맹국들 “외교정책 있기는 한건가?”
신중했던 오바마와 극단적 대비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결정 일쑤
‘표준도 의전도 없는 대통령’
일관성 없는 행동에 동맹국 혼란


오락가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으로 인해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북한 등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정책에 대한 오해는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관들은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 주변 인물 등을 통해 트럼프 이너서클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차라리 ‘예측불가능’이 ‘앞뒤가 안맞는 행동’보다 낫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기간 외교 정책과 관련 “미국은 더 예측불가능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막상 트럼프는 취임 후 오락가락하는 행동으로 동맹국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북한 문제 관련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가 대표적이다. 지난 6~7일 미ㆍ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측은 ‘긍정적’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주장했지만,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에 대한 진전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대신 트럼프는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만일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ㆍ중 무역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몇 분 뒤 트럼프는 트위터에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만일 중국이 돕는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중국없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겠다, USA”라는 글을 올렸다.

WP는 “최근 잇달아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이 개최됐지만 트럼프가 외교 정책 관련 지시를 내릴 때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을 들게 했다”며 “트럼프는 표준과 의전을 무시하고 충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여러 주미 대사들은 본국에 미국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 대사는 “아무도 우리에게 러시아나 시리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며 “정책이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기라 건강보험이나 세제 개편 등 자국내 문제에 집중하느라 외교 정책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외교ㆍ안보적 위기가 터질 경우 미국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그릇된 대처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대사는 “미국에는 결정을 내리는데 3개월 걸리는 대통령이 있었는데 이제는 3초만에 결정하는 대통령이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신중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즉흥적인 트럼프를 비교한 것이다.

몇몇 외교관들은 트럼프가 외국 정상들과 만났을 때 상세한 원고없이 자유롭게 말하는 스타일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는 취임후 시 주석 외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을 만났다.

한 외교관은 “트럼프 앞에는 종이가 없었다”며 “대화 주제는 손님이 꺼내는 아젠다에 달려있는데 마치 바에서 처음 만난 사람처럼 트럼프에게 말을 건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측은 트럼프가 외국 정상들을 만날 때 사전에 충분한 브리핑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WP는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반응하는 한가지 요소를 깨달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아첨’이다.

트럼프는 지난 5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압둘라 국왕은 트럼프가 중동 문제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는 압둘라 국왕을 ‘전사’라고 부르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압둘라 국왕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편 일부 외교관들은 특히 국무부와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며 “피가 위에서 아래로 돌지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국방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더 낫다며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NSC나 국방부를 통해 미국의 경제, 무역, 안보 정책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운 일이다.

외교관들은 만일 북한, 이란 등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지면 통상적인 접촉 채널이 부족해 트럼프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외교관들은 일반적인 채널이 아닌 다른 소통 채널 구축을 시도 중이다. 예를들어 이방카나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큐슈너와 함께 사업했던 사람 등과 같은 인맥을 통해 트럼프의 이너서클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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