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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바닥 뒤집듯…공약 뒤집는 트럼프
-트럼프 공약, 구호에 그치나
-“하루에 4개 공약 뒤집기”
-중국, 러시아, 시리아 등…대외정책 오락가락 논란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손바닥 뒤집듯 자신의 대선공약을 뒤집고 있다. 그동안 줄기차게 ‘무용론’을 주장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비판자에서 지지자로 변신했고, 중국과 시리아 등에 대한 대외정책에 있어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난해 제시했던 굵직한 대선공약들이 현실에선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CNN은 ‘트럼프의 빛나는 U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의 주요 정책들이 공약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U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제공=AP]

트럼프는 이날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비판해온 나토에 대해 “더이상 쓸모없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토가 “더이상 쓸모없거나 진부하지 않다”며 “나토가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고 있다”며 나토 비판자에서 지지자로 변신했다.

또 “오늘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앞으로 테러와의 싸움에서 나토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오래전 내가 나토에 대해 불평을 했는데 나토는 변했고 이제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예전에 나토가 쓸모없다(obsolete)고 말했는데 이제는 더는 쓸모없지 않다”고 말했다.

정해진 틀없이 오락가락하는 정도가 가장 심한 건 주로 대외정책 쪽이다.

시리아 정책 관련 트럼프는 매번 다른 톤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날 WSJ과의 인터뷰에선 “아사드 정권의 축출이 목적은 아니다. 그렇지만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선 알 아사다 시리아 대통령을 “도살자”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해서는 “미국이 옳은 일을 했다는 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 내용이라고 하기엔 메시지가 조금씩 다르다. 전자는 적극적으로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후자는 마치 적극적으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것처럼 강경한 톤의 어휘를 선택했다.

중국에 대한 태도도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맞춰 변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자신의 공약과 달리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몇개월 동안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주 발표되는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미 대선을 뒤흔든 중국과 보호무역주의 관련 주요 공약을 뒤집는 발언이다. 그는 지난 2월만 해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의 그랜드챔피언”이라며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경쟁력을 챙겼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이유로 “북핵문제 해결이 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잇단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북핵문제 해결이 미 외교정책 우선순위로 급부상했고, 여기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태도 변화는 이미 감지됐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환율조작국’ 언급은 단한번도 없었다. 블룸버그는 11일 트럼프 경제자문위원인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회장과 인터뷰를 통해 “재부무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거취를 놓고도 180도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옐런 의장 관련 WSJ과 인터뷰에서 “그녀를 좋아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옐런 의장을 재임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선 과정에서 옐런 의장을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CNN은 “보기 드문 정치적 변화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들의 입장을 버렸다”며 “갑작스런 정책 반전이 새로운 전망과 세계관이 반영된 결과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현실과 공약 간의 격차는 역대 미 대통령들이 언급해왔고 실제 백악관 집무실과 대선 캠페인 랠리와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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