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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오토바이·사람 뒤엉켜…나들이철 여의나루역은 ‘무법지대’
여의도 벚꽃축제 마지막날인 지난 9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 차도는 배달 오토바이로 가득해 주차장을 보는 듯하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민,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민들도 섞여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배달을 마친 오토바이는 가게로 돌아가기 위해 중앙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승합차 운전자 박모(56) 씨는 “사람, 배달 오토바이 모두 차도 위에 당당히 서있는 모습에 당황했다”며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다.

나들이철만 되면 지하철 여의나루역 앞은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주문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로 북새통이 된 지 오래다. 공원 안에 ‘배달 존’이 1년째 운영 중이지만 무용지물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 한강공원에 배달 오토바이와 시민이 만나도록 한 배달존 2곳을 4000여만원을 들여 지난해 4월부터 운영 중이다. 오토바이 진입이 수월한 공원 내부 통로길에 자리잡은 배달존은시민들을 위한 그늘막 1개, 인근 음식점 등을 소개하는 광고판 2개로 구성했다. 하지만 시민과 배달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실제 이 날 점심시간대에 찾은 배달존 2곳은 한산했다. 2곳 중 1곳의 ‘음식물 배달 구역’ 표지판은 ‘반려동물 관리수칙’ 알림판 등에 묻혀 눈에 띄지 않았다. 직장인 이철휘(31) 씨는 “얼핏 보면 그냥 흰색 천막 하나가 있는 것 같다”며 “배달존이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배달원들도 같은 이유로 배달존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는 시민이 없어 위치를 알려주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린다는 것이다.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만난 배달원 백모(26) 씨는 “배달존으로 가겠다고 하면 시민 열에 아홉은 어딘지 모른다”며 “서로 잘 아는 여의나루역 앞에서 만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한 배달원은 “통로 길이 있다지만 막상 (통로로)가면 시민, 자전거가 붐벼 지나갈 틈이 없다”며 “취지는 좋지만 홍보가 너무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는 여의도ㆍ뚝섬 한강공원 곳곳에 배달존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설치하는 한편 시민자원봉사단을 통한 홍보 캠페인 등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년이 지났지만 홍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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