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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의 강태공②]‘단체→개인’ㆍ‘대낚시→루어낚시’…세월따라 변한 한강 낚시
-젊은층 시간 짧고 활동적 루어낚시 선호
-단체 출조 낚시회 쇠퇴…개인화에 큰 영향


[헤럴드경제=신동윤ㆍ박로명 기자]서울 한강공원의 낚시문화가 시대가 지나며 크게 변화하고 있다.

12일 낚시 동호회 및 개별 낚시 애호가들에 따르면 중장년층과 노년층들이 과거 단체활동 중심의 낚시회에 가입해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대면적으로 교류하며 대ㆍ릴낚시를 즐기던 것에 비해 젊은층들은 개인 단위로 움직이며 보다 자유롭고 활동적인 루어낚시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9일 서울 한강변에서 열린 2017 한강낚시페스티발 및 낚시대회를 맞아 많은 낚시꾼들이 강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사진출처=서울시낚시연합회]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30) 씨는 “낚시를 시작한 지는 3년째가 됐고, 보다 활동량이 많은 방법을 찾다 대낚시와 릴낚시 대신 루어낚시를 하게 됐다”며 “최근 30~40대 이하 젊은층들은 주로 루어낚시를 하는데 간혹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어낚시는 지렁이나 새우 등의 생미끼를 활용하는 대낚시나 릴낚시와는 달리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으로 만든 가짜 미끼(루어ㆍLure)를 이용하며, 물가를 따라 걸으며 가짜 미끼로 물고기를 유혹해 공략하는 활동적인 낚시 방법이다.

한강공원에서의 낚시는 언제든 장비만 갖추면 할 수 있는만큼 젊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짧은 시간을 활용하는 ‘짬낚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한강 강태공’들의 설명이다. 자신을 20년차 낚시꾼으로 소개한 이모(50) 씨는 “젊은 사람들은 주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낚시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개별적으로 가능한 시간에 나와 짧게 낚시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나 과거 낚시들에 비해 활동적인 루어낚시가 활성화된 지는 불과 1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젊은 강태공들에 비해 중장년층 및 노년층 낚시꾼들은 5~10시간 가량 긴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대낚시나 릴낚시를 여전히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 한강공원에서 만난 윤모(70) 씨는 1990년대 이전 유행했던 ‘낚시회’ 중심의 단체 출조에 대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40여년간 낚시를 즐기며 수차례 낚시회 회장직을 역임했었다는 윤 씨는 “과거 낚시용품점이 직접 낚시회를 조직해 회원들을 모집하고 낚시교육까지 했다”며 “낚시회가 대절한 전세버스를 타고 수십명의 회원들이 전국 유명 낚시터를 돌며 낚시를 즐겼다”고 했다. 이어 “1990년대엔 서울 300여개, 전국 1만여개의 낚시회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주말만 되면 한남대교 북단 주유소 앞엔 단체 출조한 낚시회 회원들을 실은 버스 200여대가 줄지어 서있곤 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7~9일 서울 한강변에서 열린 2017 한강낚시페스티발 및 낚시대회를 맞아 많은 낚시꾼들이 강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사진출처=서울시낚시연합회]

하지만, 단체 출조 등의 낚시회 문화는 자가용의 보급과 동시에 소규모로 분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춘근 서울시낚시연합회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 인터넷이 보급되고 낚시 용품이 온라인상으로 유통되며 동네 낚시점이 몰락했다”며 “자연스럽게 낚시회 역시 해체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강낚시의 모습도 시간이 지나며 크게 변화했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부분도 있다. 바로 연령대를 불문하고 낚시관련 정보를 얻거나 용품을 구매할 때 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10여년점부터 낚시용품 제작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최모(48) 씨는 “요즘은 예전과 달라 고객층이 20~30대부터 60~70대까지 다양하다”며 “원래 낚시용품 제작만 했는데 2014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낚시용품 유통까지 하면서 매출이 200%가 늘었다. 시대가 변해도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인구는 줄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14년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30대 이상 남성의 취미 가운데 낚시(4.8%)가 등산(13.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낚시 레저인구는 2013년 기준 700만명을 넘어섰고, 시장 규모 역시 2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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