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式 협상의 기술, 시진핑에 통할까
-WSJ “중국은 겉으론 양보의 전문가…쉽지 않을 것“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對北) 문제 해결에 중국이라는 파트너를 끌어들이면서 나름의 ‘협상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이 평소와 다름없는 외교적 수사(레토릭)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북한 옥죄기에 적극 동참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강조했던 외교 정책을 뒤집으면서까지 협상의 기술을 쓰고 있다. 


[사진=AFP연합]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언한지 몇일 만에 아사드 정권을 향해 미사일을 폭격했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여가면서 중국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180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WSJ은 “트럼프는 (외교에 있어) 일관된 지정학적 전략을 쓰지 않을 것이라면 왜냐하면 그는 그의 방식대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가 성공한 사업가로 쌓아온 협상의 기술을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켐페인에서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거론하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정부출범 이후 무역 관련 중국에 위협을 가하던 입장에서 압박 수위를 낮췄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중국이 북핵 문제 관련해서 우리와 함께 한다면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냐”며 중국의 무역문제와 북핵문제를 맞바꾸는 ‘빅딜’을 시도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앞서 AP통신은 “역대 미 대통령들은 무역과 안보이슈를 맞바꾸는 형태의 딜은 하지 않았다”며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발표에서 중국에 환율조작국 딱지를 붙이지 않았다. 트럼프식 빠른 정책 전환은 중국이 수개월째 환율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온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중국은 환율조작국 미지정에 “트럼프가 약속을 지켰다” 환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환율조작국 미지정이라는 선물이 향후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문제 해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중국에 미리 당근을 주고 이에 대한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트럼프는 대북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 군대는 증강되고 있고 역대 어느 때보다 급속히 강력해 지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군사력 급속 증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맥매스터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전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북한에 “(미사일 도발과 같은)불안정한 행동들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중국과 북한에 각기 다른 전략으로 대북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문제는 중국이 기존 대북 정책에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낙관적인 것은 중국 관영언론들이 사설을 통해 김정은 독재자에 대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는 것 정도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날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통과를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결정적인 태도 변화는 아직 없었다. WSJ은 “중국의 대북 관련 공식적인 수사는 변하지 않았다”며 지난주 중국 외교부장 왕이의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14일 “한반도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하며 중국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문제 해결은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관련국이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통상 중국이 미국과 북한에 동시에 전달해온 틀에서 변함이 없다.

WSJ은 “중국이 여전히 북한 정권 교체를 고려하겠다는 아무런 사인도 안 줬고, 북한을 옥죄는 어떤 제재도 없었다”며 “그동안 장기적 국가 이익을 쫓아온 중국은 겉으로는 ‘양보의 전문가’다. 이제 중국의 목적은 트럼프를 달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적이 계속 추측을 하게 만드는 협상의 기술을 편다고 해도 중국은 얼마나 멀리 트럼프가 북핵 시도를 멈추려고 하는지 테스트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만일 중국이 ‘딜’을 받지 않을 경우 무엇을 할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