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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와 걱정 동시에 안겨준 참전용사 아들
-안보 위기 속 단호한 대북 경고
-한미 FTA 개선 언급, 재협상 시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에 안도감과 함께 걱정거리를 동시에 안겨줬다.

한국 방문일정을 마치고 18일 일본으로 떠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얘기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가운데 16일 방한한 펜스 부통령은 2박3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박3일간 한국방문 기간 북한 도발 위협에 대응한 한미동맹 의지를 강조하며 안보 위기 속 안도감을 심어준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숙제도 남겼다. 펜스 부통령이 17일 판문점 인근 오울렛 초소를 방문해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 국립현충원과 비무장지대(DMZ), 그리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면담 등을 통해 북한 도발에 대해 강한 어조로 경고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미 행정부 고위인사로는 이례적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아 헌화하고 참배하는 장면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북한 도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혈맹으로서의 한미동맹을 과시한 의미로 풀이됐다.

한국전 참전용사로 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인 아버지 에드워드 펜스와 한국의 인연도 조명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남북 분단과 대치의 상징인 DMZ를 방문해선 “미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보여주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북한을 향해 “동맹국들과 함께하려는 미국의 결의를 오판해서는 안된다”고 엄중 경고했다.

황 권한대행과 면담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도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북한은 미 대통령의 결의를 시험하거나 미군을 시험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펜스 부통령에게 선물한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선친 에드워드 펜스가 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는 그림이 새겨진 고려백자 접시. [사진제공=연합뉴스]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펜스 부통령의 언행은 대통령 탄핵과 궐위에 따른 리더십 부재와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보에 불안감과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한국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실제 인디애나 주지사와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 하원의원 등을 역임한 펜스 부통령은 미국 내에서도 소신 있는 정치인이면서도 상대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정치인으로 호평받고 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한국을 떠나기 직전 돌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선이라는 화두를 꺼내들며 적잖은 숙제거리도 남겼다.

그는 1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우리는 앞으로 한미 FTA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미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최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양국간 강력한 유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이후 지난 5년간 미국의 무역적자가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는 사실이 우려된다는 점에 우리는 솔직해야 한다”며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 미국 노동자와 미국 성장에 반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무역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할 것이며 무역은 양자간에 자유롭고 공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이는 한미 FTA에도 적용된다”며 한미 FTA 재검토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펜스 부통령이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한 게 아닌 만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으로선 긴장을 놓칠 수만도 없게 됐다.

펜스 부통령의 2박3일간 방한은 아무리 강고한 동맹이라도 자국 이익 앞에서는 한없이 냉엄한 국제질서의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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