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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정세 숨고르기? 北 25일 전승절 고비
-美, 외교적 해법에 무게 선제타격 뒤로
-北, 말 공격만 이어가며 도발 수위 조절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가파르게 치솟던 한반도 긴장이 잠시 숨고르기에 접어든 형국이다.

미국은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북한ㆍ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즉자적인 선제타격보다는 압박과 제재를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연일 거친 언사를 쏟아내곤 있지만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적 도발이 아닌 저강도 도발로 나름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대북정책을 가다듬은 미국은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18일(현지시간) 최근 대북 군사행동 결정 가능성에 대비해 미 국방부가 한달 넘게 군사적 옵션을 모색했다면서도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대북정책은 외교적 해법이지 군사옵션은 아니며 현재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대북 군사압박 카드로 처음 빼든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즉각 한반도로 전개하지 않은 채 인도양과 호주 인근 해양으로 돌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펜스 부통령은 18일 한국방문을 마친 뒤 언론인터뷰에서 북한을 겨냥해 “잘 처신하라”면서도 “북한이 우리의 뜻을 알아채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북미간 모종의 교감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고위외교관들을 대거 동원해 “미국이 핵전쟁을 원한다면 우리도 핵전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전면전을 원하면 전면전에도 준비돼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열병식과 16일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에는 이렇다할만한 군사적 도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무는 개는 짖지 않는 법”이라며 “북한의 거친 비난과 위협 발언은 일상화된 일로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대선 결과와 이후 한미 협의 과정을 지켜본 뒤 방향을 설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미 6차 핵실험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에서는 노동자들이 배구를 하는 한가로운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정세의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인 중국은 적극적 중재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장가오리(張高麗)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겸 부총리를 비롯해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상무부주임 등 최고위급 인사를 대북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는 북한이 태양절 계기에 6차 핵실험을 하지 않고 최고인민회의 산하에 외교위원회를 복원하는 것을 두고 대외적으로 손을 내민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잡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북한이 핵ㆍ미사일 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위기는 완전히 불식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장 오는 25일 북한의 조선인민군 창건일인 85주년 건군절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칼빈슨호가 한반도에 본격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25일을 전후해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반도 군사적 위기는 또다시 벼랑끝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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