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위원장이 단일화 논의의 불씨를 살리면서 외연 확대를 꾀한다면, 박 위원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호남과 진보 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있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지난 15일 TV토론에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 없다”며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거짓말하지 않고 100번도 넘게 말한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대선 완주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바른정당이 의총을 통해 결정한 ‘유승민-안철수-홍준표’의 단일화 제안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적어도 단일화에 대한 공식적인 협상과 단일 후보 선출과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일화 논의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국민포럼이 주최한 ‘중도·보수 대선후보 단일화 원탁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유 후보의 완주 입장과 당의 단일화 노력 입장이 상반되는 게 아니다”라며 “후보에게 단일화가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후보는 최선을 다하고, 우리 당은 후보의 당선에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을 말했다”고 했다.
국민의당에서는 단일화를 두고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박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제안에 대해 25일 “선대위에서 논의는 했지만 ‘우리는 그대로 가겠다’, ’그 집 일은 우리가 상관할 필요는 없다’라는 걸 제가 정리했다”며 “앞으로는 소위 말하는 자강론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선대위의 또 다른 축인 손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모든 가능성을 열고 선거승리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손 위원장은 최근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과 회동한 사실을 언급하며 “선거에 대해 우리가 패권을 반대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또 다른 패권세력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고(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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