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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메이의 전략은 완전히 비현실적” 가시밭길 협상 예고
-EU 정상들 “FTA 협상부터?… 메이 계획은 비현실적”
-EU, ‘선 탈퇴’ 조건 담은 가이드라인 만장일치 통과
-무역협상·협상시점 이견 등도 가시밭길 예고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FTA협상 타결 후에 이혼금 협상에 나서겠다”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계획에 대해 “완전히 비현실적(completely unreal)”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U 정상들은 ‘선(先) 탈퇴조건(이혼금 등) 합의, 후(後) 미래관계(FTA 등)협상’이라는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 27일 메이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저녁식사자리에 참석한 EU관계자들이 메이 총리의 계획에 대해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융커 위원장도 “말문이 막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리를 함께한 또 다른 EU측 협상전문가는 “(메이총리의 발언이)놀랍지는 않지만 그만큼 EU와 영국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사진제공=AFP]

EU의 대답은 이틀 후 행동으로 이어졌다.

EU협상 정상들은 지난 29일 ‘선(先) 탈퇴 조건(이혼합의금) 합의 후(後) 미래관계 협상’이라는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 영국이 회원국일 때 약속한 EU 분담금 기여분을 모두 내야 한다며 600억유로의 ‘위자료’도 요구했다. 아울러 북아일랜드 주민이 투표를 통해 아일랜드와 합치겠다고 밝히면 북아일랜드는 EU 회원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에 대해 “EU가 이렇게 빨리 결정을 내린 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 대한 회원국들의 의견이 그만큼 굳건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이틀 전 메이 총리의 발언은 EU회원국들을 강경한 입장으로 똘똘 뭉치게 했다. 몇몇 회원국들은 지난 3월 29일 메이 총리가 EU에 보낸 탈퇴 공식 통보 서한에 따라 영국이 2019년 3월 탈퇴시점까지 ‘미래관계를 위한 준비협상’을 원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발언으로 준비협상이 아닌 FTA 타결까지 염두해두고 있다는 점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유럽정상들은 이혼금협상과 영국 내 EU 국민권리 문제를 먼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진전이’ 있을 때만 미래관계를 논의할 방침이다.

[사진제공=AFP]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미래에 토론하기에 앞서과거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영국 측 협상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협상은 선의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매우 힘들 것이고 때론 대결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협상 순서는 차치하더라도 무역협상 자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융커 위원장은 2255쪽에 달하는 EU와 캐나다간의 무역협상 내용을 영국에 보냈다. 무역협상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구체적 현안에 대한 협상시점도 양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EU 시민 거주ㆍ근로권한 보장과 이혼합의금 문제가 협상이 본격 개시된 후 수 주일 또는 몇 개월 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EU 측은 그 시기를 가을 또는 12월로 보고 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EU 정상회담 이후 “영국이 EU 국민들의 권리 문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융커 위원장도 “영국이 우리가 맞닥드릴 협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협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임을 암시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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