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4일로 19대 대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는 이미 이날 시작돼 5일까지 계속된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1~2일)에 실시돼 3~4일 이틀간 발표된 9건의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모두 1위를 차지했다(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은 최소 38.0%(서울경제ㆍ한국리서치) 최고 42.4%(CBSㆍ리얼미터)에 그쳤다. 지지율 1위 후보가 45%를 넘긴 조사가 한 건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ㆍ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위 싸움’ 양상이다. 총 9건의 여론조사 중 안 후보가 6건에서, 홍 후보는 2건에서 2위를 했으며, 나머지 1건에선 동률이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15.7~21.0%, 홍 후보의 지지율은 13.7~19.6%였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1위인 문 후보가 2위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앞섰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5.6~11.2%로 4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3.8~6%로 5위다. 종합하면 상위 1~5위의 후보 지지율 분포가40:20:15:8:5 정도인 셈이다.
지난 30일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에 들어가고, 지지율 상위 5명의 후보가 완주 의사를 거듭 확인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순위가 바뀌어도 1~5위의 지지율 분포는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결국 차기 대통령은 득표율 40%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선에선 50% 과반 득표 달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사상 첫 보수-진보 양자대결을 벌여 51.55%를 득표했다. 제 14대 김영삼ㆍ15대 김대중 대통령은 각각 40%초반대였고, 16대 노무현ㆍ17대 이명박 대통령은 48%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 후보와 안ㆍ홍 후보가 ‘1강 2중’ 체제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에선 30년만에 처음으로 30%대 득표율의 당선자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30%대의 득표율로 당선된 사례는 13대 노태우 대통령(36.64%)이 유일하다.
이처럼 누가 당선되든 과반 대통령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따라 향후 새 정부의 과제로는 국회 및 시민사회와의 협치와 국론 통합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찬반으로 민심이 갈린 상황에서 진행됐다. 이어 탄핵 찬반으로 묶였던 국민의 정치적 다양성은 다시 대선국면을 맞아 주요 다섯 후보에 대한 지지로 분화하고 폭발했다. 보수-진보로만 양분할 수 없는 외교안보 및 경제ㆍ노동ㆍ복지에 대한 다양한 노선이 5명 후보의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정치적 다양성’을 조정하고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차기 정부에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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