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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中, 레드라인 넘었다” 비판…양 국, 루비콘강 건너나
-北, 중국 향해 ‘배신’까지 언급
-중국 제재ㆍ압박 조짐에 견제…형식 수위조절
-시진핑 “한반도 비핵화” 거듭 강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과 중국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대해 “배신”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강력 비판하면서다. 최근 대북제재ㆍ압박 수위를높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불만 토로이지만, 수위가 예상보다 높다. 전통적 우방관계인 양 국이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지 주목된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은 최근 ‘북중관계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음을 울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비핵화를 주도할 입장을 피력했다. 중국 외교부는 4일 시 주석이 전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적극 나설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 유지를 확고히 견지한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둔 아세안이 중국의 북핵 해법구상인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적극 지지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중 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 ‘공조’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조중(북중)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에 ‘배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례적으로 비난을 가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상대의 신의 없고 배신적인 행동으로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거듭 침해당해온 것은 결코 중국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북한)”이라며 “조중 관계의 ‘붉은 선’(레드 라인)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조중 친선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해도 목숨과 같은 핵과 맞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북한의 이례적인 대중국 비난은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과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과거 중국의 대북정책은 임시방편적인 수세적 양상을 띠었다면 지금은 국가 이익에 대한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압박을 취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 기조가 쉽게 뒤집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일종의 기싸움을 하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고 중국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에 불만을 표출하더라도 실무선에서는 대화를 위한 물밑작업을 계속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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