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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내 단일화 없었다…5자구도 물고 물리는 셈법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결국 후보 단일화는 없었다. 올해 대선에선 초기부터 막바지까지 진보ㆍ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화두였다. 끝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대선이지만, 5명 모두 결국 완주를 택했다. 게다가 5명 후보 모두 유의미한 ‘키 플레이어’란 점에서 대선 셈법은 막판까지 복잡하기만 하다.

5명 경쟁 구도에서 표심은 크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ㆍ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ㆍ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그리고 중도층을 공략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묶인다. 막판 홍 후보가 보수층 대집결을 시도하며 진보ㆍ보수 간 양자구도를 꾀했으나, 심 후보와 유 후보가 TV토론회 이후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전반적으론 양자구도가 아닌 다자구도를 형성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홍 후보를 ‘과거’로 규정하며 다자구도를 적극 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다자구도는 이례적이다. 지난 대선에선 심 후보가 중도 사퇴했고 선거 막판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몽준 당시 후보와 단일화했고, 1997년 대선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의 ‘DJP연합’이 이뤄졌다.

이번 대선에선 심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명확하게 완주 의지를 피력했고, 유 후보는 당내 의원의 반발까지 직면했음에도 뚝심있게 대선을 돌파하면서 5자구도가 이뤄졌다. 정치공학적인 후보 단일화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은 한국정치사에서도 새로운 획을 남기게 됐다. 


대신 대선 결과는 한층 예상키 어렵게 됐다. 5명 후보 모두 마지막날까지 표심을 모으는 데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줄곧 ‘1강’을 구축한 문 후보는 ‘사표방지 캠페인’을 내걸었다. 심 후보 지지층이 주요 대상이다. 전병헌 문 후보 측 전략본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집권 가능성 있는 후보들에게 몰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표심이 분산되는 데에 따른 경계다.

심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표방지 심리를 자극하는 것 자체가 이젠 극복해야 할 낡은 정치문화란 이유에서다. 진보정당이 대선에서 10% 이상의 득표율을 얻는 건 한국정치에서 유례없는 일로, 진보정당으로선 숙원과도 같다.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민주당이 사표방지 심리를 자극하는 데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여론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유 후보가 얼마나 표심을 모을지도 관건이다. 유 후보의 주된 지지층은 중도ㆍ보수층으로 평가받는다. 유 후보가 표를 모을수록 홍 후보와 안 후보가 손해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나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고무된 홍 후보로선 유 후보 선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권자의 표심 단일화 여부는 결국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에서 비롯된다. 어떤 식으로든 표심의 향배는 단순하지 않다. 문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고 판단한다면 심 후보 등으로 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될 수 있다. 반대로, 역전 가능성이 있다는 여론이 비등해지면, 진보진영의 표심 단일화는 이뤄낼 수 있겠지만 역으로 ‘2중’인 안 후보나 홍 후보 등의 당선 가능성을 보고 중도층나 보수층의 표심이 특정 후보로 집중될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5자구도의 복잡한 유권자 표심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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