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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고 외롭고 힘들고…서울 홀몸노인 30만명 넘었다
하루평균 1.6명꼴 극단적 선택

어버이날이다. 그러나 이 날도 평소처럼 소외받는 홀몸노인이 서울에만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돼 따뜻한 관심이 절실해 보인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65세 이상 홀몸노인은 모두 28만1068명으로 2010년(20만2980명)보다 38.47%(7만8088명) 급증했다. 한 해 평균 1만5500여명씩 느는 추세로 볼 때 2년이 지난 올해는 최소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매년 급격히 느는 상황”이라며 “범위를 60세로 넓히면 2030년에는 전체 48만~50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수는 고립ㆍ빈곤 굴레=문제는 홀몸노인 상당수가 현재 가족 간 교류없는 고립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실제 2015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홀몸노인 74만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16%(11만8000여명)는 가족과 아예 만나지 않거나 연간 1~2회만 소통한다고 했다. 그러나 자식을 감싸려는 ‘선의의 거짓말’을 감안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빈곤율도 심각하다. 2015년 65세 이상 노인의 시장소득 빈곤율은 64.8%다. 시장소득 빈곤율은 중위소득(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 수준의 값)의 50% 미만인 인구가 기준 내 차지하는 비율이다. 매년 소폭 하락하는 추세이나 같은 해 18~65세 미만(12.3%)보다 52.5%나 많다.

자살ㆍ고독사도 상당수=이러한 상황은 홀몸노인을 벼랑 끝에 내몬다. 평균 수명이 늘고 의료비 등 각종 지출도 많아지는 상황은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긴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0~2015년 시내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 수는 3650명이다. 하루 평균 1.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자살률은 2010년 10만명 당 65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50~55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고독사 등 무연고 사망자도 적지 않다. 시내 2013~2015년 집계된 무연고 사망자 수는 922명에 달한다. 무연고 사망자란 연고가 없어 아무도 시신을 인수하지 않는 사망자를 가리킨다. 청년ㆍ중장년층 비율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병고와 생활고 등에 시달리다 홀로 사망하는 홀몸노인이다.

서울시는 ‘첨단기술’ 대책 준비=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65세 이상 홀몸노인들은 복지제도가 아예 없던 사회에서 태어난 세대”라며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가 없다면 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 다양한 대책을 펴고 있다. 다양한 전자기기와 연계되는 단말기를 홀몸노인 거주지 안에 설치하는 ‘사물인터넷(IoT) 생활관리솔루션’을 연내 시행한다. 단순 모니터링만이 아닌 온도ㆍ습도 측정, 생활관리, 활동량 분석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최소 7개구에 먼저 시범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라며 “(이외에도)컴퓨터, 스마트폰 등 지금 사대에 맞는 첨단 방식으로 홀몸노인을 위한 각종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홀몸노인에게 영상통화가 되는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사랑의 안심폰’도 매년 시행 중이다. 작년 기준 시내 7266명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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