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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1] 차기대통령 외교안보 첫 과제: “트럼프를 사로잡아라”
-트럼프 개인의사, 美 정책결정에 끼치는 압도적 영향
-“트럼프, 직접 소통하기를 원하는 스타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 “박근혜 대통령님 오늘 만나서 반갑스무니다(반갑습니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014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넨 인사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인 한일관계 전문가는 “그 일 이후 한일관계는 미국을 통해 풀면 된다는 기조가 생겼다”며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관계를 쌓은 상태라 한일관계 개선에 큰 관심이 없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비용 발언에 대해 “나는 미국 대통령과 모순되는 행동을 할 수 없다”(the last thing I would ever do is contradict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you know?)며 “‘어떤 재협상이 있기 전까지는 기존협정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정책결정자이기 때문에 그와 대치하는 입장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향후 5년 간 한국을 이끌 차기 대통령이 9일 결정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차기대통령의 첫 번째 외교안보 과제로 한미 정상회담을 꼽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권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제도적 접근보다는 대통령의 개인 견해가 더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영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친분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람이다”며 “대통령끼리 대화가 잘 이뤄지면 실무채널이 협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오히려 쉽게 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간의 개인적인 관계가 우호적이면 우호적일 수록, 향후 한미 간 교섭에서 한국의 입장이 잘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한미 전문가는 “차기 정부의 첫번째 과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과제 설정”이라며 “미국과 대치하는 제스쳐를 취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 때처럼 한미 교섭과정에서 어려운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근무했던 고위 관료들은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우려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이득을 보고 있는 대표적인 지도자로는 아베 총리가 꼽힌다. 아베 총리는 ‘보통국가화’ 및 개헌이라는 정치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적극 소통했다. 미일 정상회담 당시 골프 회동으로 아베 총리와 친분관계를 쌓은 트럼프는 향후 대북문제를 놓고 아베 총리와 자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은 6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일본 방위성과 미 국방부는 북핵ㆍ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칼빈슨 항모전단과 해상자위대의 공동훈련을 진행하는 등 군사협력도 강화했다. 일본 소식통은 “트럼프는 직접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아베 총리와 자주 통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차기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각별히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 친분을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방식에 대해 미 행정부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션 스파이셔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의 외교방식에 대해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은 배당금을 주는 것과 같다”라며 “대통령은 개인적인 유대를 쌓는 사람이다. 관계에 맞춰 배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스라엘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대통령은 인내심이 극도로 강한 사람이 아니다”며 “어떤 이들은 그를 ‘분열적’이라고 한다. 맞다. 미국과 동맹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할 정책들을 만드는 데 쏟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CNN은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외교전략에 ‘아첨’(flattery)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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