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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시간 근무에 시급 6250원’…대선일 동주민센터 특근비
-서울 투표소 2249개 내 직원 1만2000여명 근무
-꼭두새벽~밤 근무…일당은 사례금 더해 10만원
-“더 바빠도 좋습니다…투표율만 높아진다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공무원 상당수는 하루 ‘죽었다’고 각오합니다. 그래도 그게 우리 본분이니까요.”

국민 참정권 보장을 위해 나라가 특별 지정하는 휴일인 선거일만 되면 더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시내 투표 안내부터 개표 등 모든 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지자체공무원에게 투표 일은 쉬는 ‘빨간 날’이 아닌 눈이 붉게 충혈되는 ‘빨간 날’로 통한다.
공무원들이 투표소에서 주민에게 투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이뤄지는 이 날 특별근무에 동원되는 공무원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한다. 이번 대선은 보궐 선거로 2시간 연장 진행하는 만큼 근무시간도 2시간 늘었다. 하지만 앞 뒤로 준비 시간을 포함하면 전체 16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와 자치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준비ㆍ정리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근대상 직원은 모두 규정보다 2시간을 더 일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2249개 투표소를 중심으로 근무해야 하는 공무원은 전체 1만2000~1만4000명에 이른다. 투표소 한 곳 당 4~6명 꼴이다. 대부분 자치구 직원으로 투표소가 많은 일부 자치구는 거의 자치구 전 직원이 출근한다.

일당은 10만원을 받는다. 수당 4만원에 기본 사례금 4만원, 2시간 연장에 따른 추가 사례금 2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선거일 특근 수당은 2002년 이후 15년째 동결돼 있다. 실제 근무시간(16시간)에 따른 시급으로 환산하면 6250원으로 현행 최저임금(647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받는 금액에 비해 일 강도는 만만치 않다.

이 날 공무원들은 크게 ▷상황실 ▷투표소 ▷개표소 등으로 나눠 근무한다. 이 가운데 투표소로 출근하는 대다수 인원들은 사실상 전날 밤을 꼴딱 샌다. 투표소 내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대비하고, 오전 6시 정상 투표가 이뤄지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해서다.

이들은 투표소ㆍ투표방법 안내부터 신분증 확인 등 역할을 도맡는다. 식사시간에는 주민들이 몰려 더 바빠진다. 쉴 틈 없이 같은 일만 하다보니 눈이 충혈되고 목도 쉬기 일쑤다.

구청 내 각 상황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컨트롤 타워 업무를 수행한다. 전체 투표소를 모니터링하며 공지사항 전달, 부정 행위ㆍ돌발 상황 등을 감지한다. 개표소로 가는 직원들은 오후 출근한 후 개표가 끝나는 다음 날 새벽 3~4시까지 업무에 임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온종일 정신이 없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다”며 “일이 끝날 때가 되면 온몸이 뻐근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래도 시와 자치구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이 날이 바쁠수록 기분은 더 좋은 날이라고 했다. 그만큼 투표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뜻이어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특근 역사상 가장 바쁜 날로 기록되었으면 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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