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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라 용서해달라” 법정서 흐느낀 최순실
-특검,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무너뜨린 중범죄”…징역 7년 구형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재판장님과 국민들께서 유라를 용서해주시길 바라고···”

최순실(61) 씨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열린) 자신의 업무방해 혐의 결심(結審)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며 흐느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실형 구형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던 최 씨는 딸 정유라(21) 씨의 선처를 구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최 씨는 재판 말미 직접 발언권을 얻어 준비해온 글을 읽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때 40년 지기 곁을 떠나야했는데 신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남은게 잘못된 판단이라 후회를 많이 한다”며 울먹였다. 


목멘 소리로 글을 읽던 최 씨는 딸 정 씨의 억울함을 읍소하면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최 씨는 “SNS의 잘못된 표현은 사춘기에 걔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아서 반대급부로 그랬을 것”이라며 “그렇게 나쁜 아이는 아니다”고 딸을 옹호했다. 정 씨는 과거 ‘돈도 실력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최 씨는 “유라는 5살 때부터 말을 타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성악을 포기하고 승마로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유라가 권력과 재력을 들여 이화여대에 들어갔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라가 이대 아닌 다른 대학에 갔어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특검에서 대통령을 도왔다는 선입견으로 사건을 몰고 간 건 정말 부당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최 씨는 “재판장님들과 국민들께서 유라를 용서해주시기 바라고 앞으로도 남은 생을 유라가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언을 마친 최 씨는 자리에 앉아 한동안 훌쩍였다. 최 씨는 연신 눈가를 닦았지만 눈물을 흘리는지 여부는 방청석에서 보이지 않았다.

최 씨는 이날 최후변론의 상당 부분을 딸 정 씨를 변호하는 데 할애했다.

최 씨 측 오태희 변호사는 최후변론을 시작하면서 정 씨를 업무방해 혐의 공범(共犯)으로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오 변호사는 “정 씨는 범행에 대한 고의가 전혀 없었다”며 “체육특기생들이 그러하듯 교실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관행에 따라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아 학교에 제출한 것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씨가 승마협회에 요청해 확인서 등을 발급받은 건 다투지 않는다”면서 “정 씨는 승마 특기생으로서 운동만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줄곧 고개를 숙이거나 메모를 하던 최 씨도 딸의 이야기가 나오자 정자세로 앉아 변론을 경청했다.

특검팀은 이날 최 씨에게 징역 7년의 실형을 구형(求刑)했다. 박충근(61) 특검보는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무너뜨린 중범죄로 피고인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최 씨의 4개 재판에서 각각 선고된 형량을 합산해 최종형량을 정한다. 특검팀은 함께 기소된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에게는 징역 5년의 실형을, 남궁곤(56) 전 입학처장에게는 4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최 전 총장은 정 씨의 입시ㆍ학사 특혜를 총괄한 혐의로, 남궁 전 처장은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며 면접위원들에게 정 씨를 뽑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자를 시켜 정 씨의 온라인 강의를 대리수강하게 한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최 씨는 이날 마지막 공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최 전 총장 등과 공모해 딸 정 씨를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시키고 각종 학사특혜를 받게 해 이화여대 관계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정 씨의 모교인 청담고에 대한승마협회장 명의 허위 봉사활동 확인서를 제출해 교사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 방해) ▷청담고 체육교사에게 30만원의 뇌물을 바친 혐의(뇌물공여) ▷학칙에 따라 정 씨의 대회 출전을 제한하려는 청담고 체육교사 수업에 찾아가 행패를 부린 혐의(공무집행방해)▷대한승마협회 명의 공문을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를 받는다. 재판부는 오는 6월 23일 최 씨등에게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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