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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기후협정 탈퇴 결정…미국 내 또다시 불붙은 ‘反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때와 유사한 분위기
-美 3개주 ‘기후동맹’ 체결…60여명 시장들 반기
-GE, 테슬라 등 반발 “대실망”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자 미국 내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GE, 테슬라 등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60개 넘는 지역의 시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마치 트럼프 취임 초반 ‘반(反)이민 행정명령’ 이후 파문과 유사한 분위기다.

▶주지사, 시장들 ‘반기’=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 직후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파리협정 유지를 위한 ‘미국 기후 동맹’을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배출량 대비 26∼28% 감축하는 목표에 전념하겠다며 다른 주의 동참을 촉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성명에서 “파리협정을 탈퇴하겠다는 백악관의 무모한 결정은 미국뿐 아니라 지구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는 과학과 기후변화 현실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 이후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즉, 트럼프 대통령 파리협정 탈퇴 선언과 무관하게 주 차원에서 기존에 행하던 환경 기준 실천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들 3개 주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지녔다. 향후 다른 주로도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뉴욕시장 등 60여명 시장도 공동성명을 발표해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에도 “하던 일을 계속하겠다”며 “새로운 재생에너지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기후변화대책 시장회의(MNCAA) 소속 멤버들이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우리는 각 시의 기후변화 목표와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는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21세기 깨끗한 에너지 경제를 만드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대실망”=미국의 대표 기업들도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기존 친환경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협정 탈퇴 결정에 실망했다”며 “기후변화는 (사기가 아닌) 진짜다. 이제 산업계가 (파리협정을) 이끌어 나가야 하며 정부에 의지해선 안된다”고 적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가 중국이 날조한 ‘사기극’이라고 비난한 것을 정면 반박한 발언으로, 향후 GE 정책에 트럼프의 이번 결정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그는 지난달에도 “우리는 에너지 효율성과 관련해 어떠한 정책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E의 경우 일찌감치 핵심 사업분야로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친환경 정책을 수립해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CEO(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제공=AFP]

테슬라를 비롯해 친환경 미래비전과 가치를 앞세운 미국 기업들도 반(反) 트럼프 행렬에 동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CEO는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변화는 진짜다. 파리협정 탈퇴는 미국과 세계를 위해 좋지 않다”고 일갈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인텔 등 기업들도 마지막까지 트럼프 설득에 공을 들였지만 수포로 돌아가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표기업들이 “투자와 전략에 있어 즉각적인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다수 미국 대기업들은 전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기업들로,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이후에도 기존 환경정책에 기반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주주들이 기업의 친환경 정책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 주(州)법도 이미 파리협정 실천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WSJ은 미국의 대다수 대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소비자와 주주들의 요구에 반응할 것이라며 기후협정 실천은 미국을 넘어선 세계적 압력에 발맞추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기업 엑손모빌도 지난달 31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엑손모빌이 어떻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내용의 안건이 62%의 찬성으로 통과되는 등 주주들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도 이미 온실가스 배출 저감기술을 비롯해 친환경차 개발이 궤도에 오른 상황이라 사업 방향에 있어 대전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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