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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웨이하이 참사, 운전기사가 직접 방화 ‘충격’…“해고에 앙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한국과 중국 유치원생 11명을 포함해 13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 웨이하이 유치원 통학차량 참사가 중국인 운전기사의 방화에 의한 계획적 범행으로 결론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산둥성 공안청은 이날 웨이하이 란톈호텔에서 열린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버스 운전사 충웨이쯔(叢威滋)가 심신 미약 상태에서 차에 불을 질러 참사가 발생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운전사는 학교에서 전날 해고 통보를 받은 뒤 불만을 품고 라이터와 휘발유를 사서 자신이 운전한 학교 버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운전기사 충웨이쯔는 당초 아이들을 끝까지 구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 데다 유족들도 아이들의 상·하차를 도와줬던 심성이 좋았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하다.

지난달 9일 웨이하이 타오쟈쾅 터널에서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차량에 불이 나 유치원생 11명과 중국인 운전기사 1명과 중국인 인솔 교사가 숨졌다.

중국 매체들은 웨이하이시의 발표를 근거로 이번 사고로 사망한 유치원생이 한국 국적 5명, 중국 국적 6명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중 국적을 포함해 사망자가 한국인 1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공안의 합동 조사팀은 사고 발생 후 현장에서 수집된 물증을 톈진과 옌타이, 칭다오의 과학수사기관에 보내 감정 분석을 진행해왔다. 정확한 사고원인 도출을 위해 차량, 도로, 운전자, 날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재연하는 과학 기법 등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참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이번 사고에 큰 관심을 보인 까닭에 원인 규명에 거의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운전기사 충웨이쯔는 당시 사고에서 운전석 쪽 창문이 열려진 가운데 버스 중간 부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버스 뒤 칸에 앉아있던 아이들을 구하려다 연기에 질식해 쓰러졌던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조사결과는 충씨의 계획적 범죄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첫 발화점이 운전석 바로 뒤였던 점에 의문을 품고 충씨의 행적과 언행 등을 집중적으로 탐문 수사했다.

수사 결과 충씨는 특활반으로 야간에 운전하다가 수입이 월 4000위안(66만원)에서 1500위안 정도 줄어들면서 평소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대체할 새로운 운전기사가 온 데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았다고 수사 당국은 전했다. 결국 범행 전날 해고 통보를 받은 충씨는 휘발유를 사 차량에 비치했다. 그가 버스에 마지막 탑승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휘발유 통을 여는 영상 장면도 확인됐다.

중국 수사당국은 “버스가 디젤 경유차인데 휘발유를 구매한 점, 충씨가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인데 라이터를 구매한 점 등으로 미뤄 충씨의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씨의 범행 동기나 심리적 배경 등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당시 상황을 진술해 줄 유치원 보조교사도 함께 사망해 이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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