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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력가 독거노인 납치…50억 토지 빼앗은 일당 4명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정신질환이 있는 재력가 노인을 납치해 50억원 상당의 토지를 강제로 빼앗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수강도와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정모(45)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피해자를 폭행한 공범 박모(59)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부동산투자회사를 운영하던 정 씨는 공범 박모(57) 씨에게 서울 양재동에 50억원 상당의 토지(양재동 100평 35억 상당, 성내동 70평 15억 상당)를 소유하고 정신질환이 있는 한 노인의 정보를 입수했다. 피해자 한모(67) 씨의 행방이나 토지 처분에 대해 의심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판단한 정 씨는 범행을 제안ㆍ기획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실제로 합리적인 판단과 의사표현 능력이 부족한 한 씨는 친척ㆍ이웃과 별다른 교류 없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수십 년간 홀로 지냈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지난 2015년 1월 중순께 허위 혼인신고를 통해 공범 김모(61ㆍ여) 씨를 한 씨의 법적 보호자로 만들었다. 이후 정보기관을 사칭해 한씨의 컨테이너박스에 무단 침입한 일당은 한씨를 납치ㆍ폭행했다. 이들은 한씨로부터 매매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내 양재동 및 성내동 토지를 제 3자에게 총 50억원에 매도해 대금을 강취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한씨를 강제 납치해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된 모텔에 7개월 간 감금했다. 뿐만 아니라 일당은 공범 김씨의 배우자 지위를 이용해 한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경찰은 독거노인이었던 한씨에게 배우자가 등재된 후 곧바로 토지 매매가 이루어진 점, 평소 토지에 대한 집착이 강해 쉽게 토지를 처분할 한씨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한씨는 자신의 토지가 매도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은 한씨의 피해 사실을 확인한 후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추적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입원 중인 정신병원과 협의해 피해자의 보호의무자를 김 씨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바꿔 보호 중”이라며 “경제적 기반을 잃은 피해자의 치료 및 생계비 지원 방안 등을 강구하고 향후 민사상 후견 제도, 피해회복 등을 위한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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