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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질환, 자살②]IMFㆍ카드대란ㆍ금융위기…죽음 부르는 魔手 ‘불황’
-자살자 20%는 ‘경제생활 문제’ 탓
-경제대란 시 자살율 급상승 경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1.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0분께 인천 남구 한 빌라에서 20~30대 남성 3명이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숨진 A(27) 씨의 친구로부터 ‘친구가 자살하려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이들이 숨진 빌라를 찾아냈다. 다른 두 남성은 A 씨와 거주지가 다른 20대 한 명과 30대 한 명이다. A 씨는 자살 직전 충남 당진에 사는 친구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 자살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50분께 개장한 지 열흘정도 지난 ‘서울로 7017’에서 카자흐스탄 출신 30세 남성 A 씨가 투명 강화유리로 된 안전펜스 너머로 몸을 던졌다. 남대문경찰서는 A 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자살이란 가장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5일 중앙자살예방센터와 경찰청의 분석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일반인 자살 원인 가운데 ‘경제생활 문제’가 21.2%(2874명)로 ‘정신과적 문제(28.7%, 3900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왕성한 30~50대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 진학 문제(39.3%)’가 자살 충동 이유 1위를 기록한 10대를 제외하곤 20대(22.3%), 30대(47.2%), 40대(45.6%), 50대(46.7%), 60대 이상(34.2%)이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자살 충동 이유 1위로 꼽았다.

연도별 자살율을 살펴볼 때 경제위기가 있었던 시기의 자살률은 급속도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나타내는 수치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1998년 IMF 경제위기, 2003년 카드대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해엔 전년 대비 자살률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1997년 13.1명이던 자살률은 1998년 18.4명으로 급속도로 늘었고, 2002년 17.9명에서 2003년 22.6명, 2008년 26명에서 2009년 31명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한 해엔 그 어느 해보다 자살율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

비영리민간단체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 관계자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해야 하는 요즘 40대 중후반의 경우 명퇴와 가정에서 외로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60대 이상의 경우에도 이른 퇴직으로 인한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며 겪는 외로움이 더해져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경제ㆍ사회적 원인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본다”며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치료조차 받지 못하면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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