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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패러다임 바뀌나 ②] 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부터 관리 필요
-경도인지장애, 정상인보다 치매 걸릴 확률 8배
-65세 이상 28%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
-스트레스, 노화 등이 주요 원인
-꾸준한 운동과 두뇌활동이 도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직장인 박씨(52세)는 최근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집 현관 번호가 기억나지 않고 책상서랍 잠금 비밀번호도 바로 생각나지 않는 경험을 했다. 처음에는 가끔 반복되는 건망증일거라 생각해 무심코 지나쳤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고 정도가 조금씩 심해지자 혹시 나에게도 치매가 온 것이 아닌가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경도인지장애로 진단 받은 그녀는 바쁜 업무와 건망증을 가볍게 생각한 것을 후회했다.

치매까지는 아니지만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치매로 가지 않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란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아직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것이다. 

[사진설명=어르신들이 원예치료 인지건강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는 우리가 흔히 겪는 건망증과는 조금 다르다. 건망증은 약속 시간이나 날짜 등을 까먹는 것이 주요 증상으로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고 우울증,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후 주부나 기억할 일이 많은 중년 남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발생한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약속 여부 자체를 망각하거나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자체를 기억 못하는 것을 말한다. 몇 번이고 같은 얘기를 해줘야 하고 환자는 기억력이 나빠진 것을 부인하거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전국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27.8%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경우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정상인들은 1년에 1% 미만으로 치매가 발생한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의 경우 8~10% 정도로 8~10배 발생빈도가 높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1만1332명에서 2016년 2만6273명으로 7년 새 약 132% 증가했다. 이에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치매인구는 약 68만 여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7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5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 2024년이면 전체 치매 인구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정미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경도인지장애 진단 받은 환자일수록 치매에 대한 조기 검진 및 치료가 중요하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특히 일상에서 기억에 대한 불편을 느낀다면 치매로 진행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 검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의 주된 요인으로는 스트레스와 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노화를 최대한 늦추는 일상 생활 속 습관이 중요하다.

우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한데 평소에 마음을 편히 먹도록 하고 취미 생활과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매일 일기를 쓰고 신문을 읽는 등 두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좋다.

꾸준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고령자는 체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현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부모님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인지장애가 생긴 것 같다면 초기에 정밀 검사를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치매는 개인의 문제를 떠나 한 가정 구성원 모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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