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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실 돌며 고시서적 ‘슬쩍’…절도까지 한 고시낭인
-다른 수험생 서적 훔쳐 장물업자에게 판매
-장물인 줄 알고도 매입한 업자 5명도 검거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신림동 독서실을 돌며 고시서적을 훔쳐 팔아온 상습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은 행정고시를 수년째 준비하다 실패한 수험생이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를 돌며 17차례에 걸쳐 독서실에 놓인 서적 54권을 훔친 혐의(절도ㆍ건조물침입)로 선모(33) 씨를 구속하고 장물을 알면서도 사들인 이모(48) 씨 등 5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선 씨는 지난 3월 10일 오전 11시 4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의 한 독서실에 몰래 숨어들었다. 독서실에 있던 수험생들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선 씨는 그 틈을 노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두꺼운 수험 서적을 훔쳤다. 순식간에 책 6권을 훔쳐 가방에 넣은 그는 그대로 독서실을 빠져나왔고, 18만원에 훔친 서적을 모두 팔았다.

독서실 CCTV에 찍힌 범행 장면 [사진=관악경찰서 제공]

서적 판매업자인 이 씨 등은 선 씨가 가져온 책이 훔친 장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권당 1~2만원을 주고 책을 사들였다. 선 씨는 같은 수법으로 17차례에 걸쳐 고시서적 54권을 훔쳤고 술에 취해 쓰러진 행인의 휴대전화와 휴대전화를 절도하는 등 총 422만원 상당의 절도를 저질렀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절도 현장 주변 CCTV 120여대를 분석한 끝에 선 씨의 범행을 잡아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선 씨의 신원을 파악, 수사에 나섰고, 인근 PC방에서 게임 중이던 그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선 씨는 행정고시를 수년째 준비하다 실패한 고시생 출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장기간 수험생활이 실패로 끝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자 생활비를 벌고자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독서실 관리자가 출입증을 확인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했더라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독서실 이용자들도 자리를 비우거나 외출할 때는 서적 등을 관리자에게 보관토록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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