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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통곡의 벽’ 남녀공동 예배장소 “없던 일로”
-기도공간 마련 약속 철회…양성평등 제자리걸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유대교 성지(聖地)에서 양성평등을 실현하려던 이스라엘 정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뉴욕타임스(NYT)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예수살렘 서쪽 성벽인 ‘통곡의 벽’에서 성별 공간을 분리하지 않는 남녀 공동 예배장소를 만들기로 한 지난해 정부결정을 철회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1월, 향후 1년간 900만 달러(약 108억원)를 들여 통곡의 벽에 남녀 공동 기도 공간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17개월이 지나도록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국내 보수파의 반발에 직면해서다. 

통곡의 벽 앞에서 항의하는 ‘성벽의 여인들(Women of the Wall)’ [사진=게티이미지]

통곡의 벽은 유대인 성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서쪽 성벽으로, 유대인이 예배를 올릴 수 있는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꼽힌다. 이곳 성지에서 유대교 여성들은 유대교 율법서인 토라(Torah)를 소리내어 읽거나 탈리트(유대인 남성들이 아침기도 때 어깨에 두르는 기도용 숄)를 두르지 못하는 등의 차별을 받아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벽의 남쪽 부분에 추가기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건설 작업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사회는 해당 안건을 둘러싼 정치ㆍ사회적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파 정당인 유대 가정당 소속의 우리 아리엘 농무부 장관은 “시간이 걸렸지만 유대인의 지위를 손상시키는 정부의 2016년 조치를 취소하게 했다”고 환영했다.

반면 뉴욕에 본부를 둔 ‘개혁 유대교를 위한 유니온’의 랍비 제이콥스는 협약을 “서로 조화롭게” 약화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철회결정이 “모욕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여성권리 단체인 ‘성벽의 여인들’(Women of the Wall)은 남녀가 평등하게 기도할 권리를 찾기 위해 통곡의 벽 앞에서 탈리트를 입고 토라를 낭송하는 등 28년간 시위를 벌이고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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