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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佛 정치 대개혁 의지 천명…“의원 3분1 감축 강행”
-이례적 상ㆍ하원 합동연설서 정치개혁 제안
-유럽연합 재건 의지도…“보다 강력한 유럽 필요”
-야당 일부는 ‘군주제적 발상’이라며 연설 보이콧
-‘마크롱 암살’ 모의 혐의 20대 남성 체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국회의원 정원 감축을 비롯한 정치 대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과 회원국간 결속력이 약해진 유럽연합(EU)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열린 상ㆍ하원 합동 특별 시정연설에서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국회 개혁 과제를 의회에 정식으로 제안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나 개헌과 같은 이슈 없이 프랑스 대통령이 양원 합동연설을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상ㆍ하원 합동 특별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AP]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국회의원 정원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 상원은 348석, 하원은 577석으로 전체 의원 수는 1000명에 육박한다. 이와 함께 총선에서 비례대표제를 일부 도입해 모든 정파가 의회에서 대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내 이같은 정치개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승인하지 않으면 국민투표를 실시해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의원 특권 폐지를 위해 국회의원 재임 중 범죄를 따로 다루는 특별법정인 공화국법정(CJR)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민 누구나 청원서를 이용해 국회에서 논의되는 주요 의제를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시민권 확대의 일환으로 2015년 이후 이어져온 ‘국가비상사태’도 올해 안에 해제될 전망이다. 대신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에 대응할 항구적인 보안 대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종종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며 “프랑스는 이제 전혀 새로운 길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개혁 의지를 다졌다.

그는 유럽 중심국 지도자로서 유럽연합 재건 의지도 공고히 했다.

독일과 함께 EU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민주적 협약(democratic conventions)’을 올해 안에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이 협약은 EU에 대해 전 회원국이 논쟁하는 형태로, ‘유럽 재건’을 목표로 한다. 참여는 각 회원국 의사에 달렸으나, 빠른 준비를 위해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마크롱은 강조했다.

그는 “보다 강력한 유럽이 필요하다”며 “유럽 의회는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에 의해 부활돼야 한다”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이날 상ㆍ하원 합동 연설에 일부 야당은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국왕석 앞에서 진행된 연설의 위압감에 좌파 의원들의 분노를 표시했다고 가디언 등 외신은 전했다.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수십 명을 이끌고 파리 외곽으로 이동하는 데 대한 시간 및 비용 불만을 토로했다.

극좌정당 ‘굴복하지않는 프랑스(Unbowed France)’의 장 뤽 멜랑숑 대표는 연설 참석을 보이콧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을 ‘파라오’에 비유하면서, 소속의원 17명을 이끌고 연설에 참석하라는 것이 “군주제적 발상”, “치명적 어리석음”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독립연합(UDI)과 공산당 등도 여기에 동참했다.

한편, 같은 날 마크롱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용의자는 인터넷 게임 채팅방에서 마크롱 암살을 위해 기관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네티즌의 신고로 붙잡혔다. 그는 과거 극우 민족주의를 추종하고 테러리즘을 옹호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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