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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장남-러 만남, 푸틴 측근 팝스타가 다리 놨다”
-러 팝스타 아갈로프, 트럼프 운영 미인대회 후원 인연
-아갈로프 부친은 러 국가 프로젝트 참여, 푸틴 훈장 받기도
-미 상원, “트럼프Jr. 정보위 출석해 증언하라” 압박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대선 당시 러시아 측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다시 불이 붙었다. 특히 당시 만남을 주선한 팝스타가 트럼프 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친분 있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급기야 미 상원은 트럼프 주니어의 의회 증언을 요구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대선기간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 만남을 조율한 관계자의 말을 빌려, 당시 만남이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로프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갈로프 홍보 담당자인 롭 골드스톤은 아갈로프의 요청으로 트럼프타워 미팅이 성사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2013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아라스 아갈로프(가운데), 에민 아갈로프 [사진=게티이미지]

에민 아갈로프는 트럼프ㆍ푸틴 양측 모두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2013년 아갈로프는 부동산업자인 아버지 아라스 아갈로프와 함께 당시 트럼프가 운영하던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했다. 같은 해 트럼프는 아갈로프의 히트곡 ‘다른 삶에서’ 뮤직비디오에 얼굴을 비췄다. 또 아갈로프는 모스크바에 트럼프타워 건설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이 계획은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보류됐다.

아갈로프 부자(父子)는 푸틴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아라스 아갈로프는 트럼프와 푸틴 간 연락을 수 차례 담당했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러시아 정부가 자금을 댄 대규모 프로젝트 여러 건에 참여했다. 푸틴으로부터 국가 공헌을 인정받아 ‘러시아 연방 명예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에민 아갈로프는 지난해 포스트(The Post) 지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미국 간 강력한 유대관계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미국과 러시아 마찰이 양국 모두에 좋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익 지키려면 이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 우리는 친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러 회동 개입과 관련한 WP의 입장 요청에 아갈로프 측은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주니어 측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은 트럼프 주니어의 상원 정보위원회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척 슈머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위급 구성원 중 3명이 왜 정치적 상대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 정보통을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도 거들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정보위원회가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러시아 회동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도 인터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위원장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트럼프 주니어도 트위터에 “내가 아는 것을 상원 의원에 전달한다면 기쁠 것”이라고 응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직계 가족이 의회에서 증언하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6월 9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당국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와 만났다고 9일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 측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미끼로 회동이 성사된 점을 강조했다. 보도 직후 트럼프 주니어는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주겠다는 (러시아 측) 이야기는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구실이었다”는 해명으로 오히려 논란을 부추겼다. 힐러리에 불리한 증언을 기대하고 나갔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한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 간 만남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를 알지 못한다면서, 러시아 모든 변호사의 국내 또는 국외 만남을 추적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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