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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바 반도체 매각협상 다시 원점으로 회귀?
WD, 매각중단 요구하며 제소
SK하이닉스 지분확보 견제포석
홍하이·WD과 새 협상 시작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도시바는 우선 협상 대상자인 ‘한미일연합’과 협의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웨스턴디지털(WD)ㆍ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진영과도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날 도쿄 도내에서 열린 주요 거래 은행 대상 설명회에서 반도체 부문 매각 협상 진행 상황을 알리며 이 같이 밝혔다.

도시바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한미일연합과 우선 협상한다는 방침은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일연합과 계약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동 연합의 승락을 구한 뒤, 인수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다른 진영과도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당초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한국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연합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결정하고 조기 계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도시바와 미에현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WD가 매각 중단을 요구하며 미국 법원에 제소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날 도시바는 법원 결정이 매각 협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매각금지 결정이 나오면 한미일연합이 계약에 난색을 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미일연합이 SK하이닉스의 출자 형태를 조율 중인 것도 협상 과정에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 방식으로 자금 지원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당초 SK하이닉스가 출자가 아닌 대출 형태로 연합에 참가하기로 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의결권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가 지분을 확보할 경우, 각국 규제기관의 반독점 심사에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가 다른 진영과 협상을 시작한 것이 SK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한편, 12일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이 도시바에 데이터베이스와 반도체 샘플에 대한 WD 직원 접근을 허용할 것을 잠정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WD는 성명을 통해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회사 입장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도시바는 법원의 판단에 불복해 이달 28일까지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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