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씨는 아버지가 나이지리아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아다. 그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으면 어떤 엄마들이 친구들을 데려가면서 ‘저런 애랑 놀지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번은 어떤 여성이 다가와 “남의 나라에서 뭐하고 있느냐”고 했다고 한 씨는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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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현민 씨 인스타그램. 방송 출연 모습을 찍은 사진(왼쪽)과 교복을 입고 찍은 셀프카메라(오른쪽). [사진=한현민 씨 인스타그램 캡처] |
한 씨는 패션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모델 오디션을 보고 그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마침내 현재 소속사에서 연락이 왔다. 당시 14살이었던 한 씨는 열정적인 워킹으로 5분 만에 관계자를 사로잡았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데뷔하자마자 두 번의 서울패션위크 동안 30개가 넘는 쇼에 서면서 세간의 편견을 깨부쉈다.
한 씨와 소속사 모두 처음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 씨의 소속사 대표 윤범 씨는 어떤 잡지 편집자와 디자이너는 검은 피부의 한 씨를 무시하며 “재수없다”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모델을 구하는 곳에서도 “우리가 말하는 외국인 모델은 파란 눈에 금발을 한 백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AFP는 한 씨가 마주한 것과 같은 인종적 편견이 한국에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AFP가 인용한 2015년 한국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웃에 외국인이 거주하지 않았으면 하는 한국인의 비율은 응답자의 25%였다. 같은 질문에 미국인 5.6%, 중국인 10.5%가 그렇다고 답한 것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라고 AFP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씨와 같은 혼혈아는 ‘잡종(mongrel)’으로 불린다고 보도했다. 또한 혼혈 아동들은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튀기(tuigi)’ 같은 말을 듣는다며 이를 ‘교배종 동물을 이르는 모멸섞인 말’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의 인종적 편견은 교육 과정과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됐다고 AFP는 분석했다. 한국은 최근까지도 학교에서 단일 민족과 단일 언어가 수세기 동안 지속됐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도록 교육해왔으며, 많은 연구자들은 이를 일본과 중국 같은 강력한 이웃 국가의 반복된 침략의 역사로 인한 피해의식이 민족주의를 증폭시킨 결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 내 외국인이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한 소수라는 점도 인종 차별을 유발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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