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남극 1조톤 얼음덩어리 어디로…
경기도의 절반 면적 ‘거대 빙붕’ 분리
지구해수면 상승엔 영향없을듯


미국 뉴욕시 7배가 넘는 크기에 무게 1조톤(t)에 달하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남극 빙붕(氷棚ㆍice shelf)에서 떨어져 나왔다. 빙붕의 분열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인지 원인을 놓고는 과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서남극 끝자락에 있는 ‘라르센 C(Larcen C)’ 빙붕에서 최근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분리됐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100∼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남극 전체 얼음 면적의 10%를 차지한다. 과학자들은 빙붕에서 균열이 200㎞ 이상 길어지는 것을 보고 지난 몇달 간 모니터링 해왔다. 


AP통신은 빙붕에서 얼음 덩어리가 분리된 게 특이한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대 규모에 속한다고 전했다. 분리된 덩어리의 면적은 약 5800㎢에 달한다. 국가로는 룩셈부르크의 2배에 달하며, 도시로는 미 델러웨이 주(州)와 비슷한 규모다. 미 뉴욕시와 비교하면 7배 이상이며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면적의 절반가량 된다.

과학계에선 빙붕의 분열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과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는 견해가 엇갈린다. 다만 지난 1995년과 2002년에 있었던 라르센 A, 라르센 B의 빙산 분리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는 시각이 대체로 힘을 얻어왔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빙붕의 분리를 가속화시켰다는 설명이다.

미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 소속 빙하학자 에릭 리뉴는 “빙붕의 해체는 장시간에 걸쳐 얼음 덩어리가 손상을 입고 남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스완지 대학의 마틴 오리어리는 이번 분리가 “자연스러운 사건”이라며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와 이번 사건에 큰 연관성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영국 리즈대 극지방관찰센터 애너 호그도 AP 통신에 “지금 시점에서 분리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비롯됐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빙붕은 이미 물 위에 떠있기 때문에 그중 일부가 떨어져 나온다고 해도 1년에 3.4mm 속도로 상승하는 지구 해수면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어 빙붕의 분리에 대해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등을 비난하지 말라며 얼음 덩어리는 언제나 자유롭게 떠다니고 있고 이번 사건이 그렇게 무서운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날 성명에서 빙붕의 분리로 운송에 위협이 되거나 단기간 해수면을 상승시키진 않지만,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 완만한 수면 상승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수년간 남극 북부의 빙붕에서는 수차례 분리가 일어난 바 있다. 이들 중 라르센 A 빙붕은 1995년에 무너져 내렸고, 라르센 B 빙붕은 2002년에 급작스럽게 갈라졌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