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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주말 중매시장…고소득ㆍ고학력 ‘베이징民’ 물색
-평범한 베이징 시민은 못따갈 조건 요구…베이징 ‘후커우’가 가장 중요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주말이면 자식의 이력서를 들고 나온 중국 부모들이 베이징 중산공원에 등장한다. 이들은 자녀에게 좋은 조건을 갖춘 배우자를 찾아주기 위해 매주 ‘인력시장’을 열고 있다. 이들 자녀 다수가 평균 이상의 경제ㆍ사회적 조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최근 중국 베이징의 고학력ㆍ고소득 남녀의 부모들을 중심으로 주말마다 자금성 인근의 중산공원에서 중매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녀의 사회적ㆍ경제적 조건에 부합하는 짝을 찾기 위해 자녀의 신상정보가 담긴 이력서까지 준비하고 있다.

사진설명=중국 전통 혼례복을 입은 중국인 연인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이력서는 기본적으로 학력ㆍ소득ㆍ재산ㆍ거주지역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SCMP가 인용한 홍콩 봉황주간(鳳凰周刊)의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서 남성은 ▷베이징 거주 ▷도심 아파트 보유 ▷중형차 소유 ▷고학력 ▷월소득 5만 위안(약 830만 원)인 경우 최고 스펙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베이징 거주 ▷둥청구 혹은 시청구 아파트 보유 ▷외모 준수 ▷학사 이상 ▷월소득 2만 위안(약 330만 원)과 같은 조건을 갖춘 여성과 연결된다.

이같은 ‘스펙’은 중국 베이징의 일반적인 남녀 조건과는 동떨어져 있다. 둥청구와 시청구는 베이징 부촌이다. 동청구는 왕푸징, 베이징역 등이 있는 베이징 중심지역이며, 바로 옆인 시청구 역시 베이하이 공원, 장산공원 등이 있는 부촌이다. 중매시장에서 요구하는 월소득 역시 베이징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베이징은 2016년 중국 도시 중에서 월 평균임금이 가장 높은 도시다. 그러나 월 평균임금이 126만원으로 830만원이나 330만원에는 한참 못미친다.

주말 중매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조건은 베이징 ‘후커우(戶口ㆍhoukou)’다. 중국의 호적제도인 후커우는 해당 지역에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후커우 제도가 도시민과 농촌민을 구분하고 농촌민의 도시 이주를 제한하기 때문에 일종의 신분제처럼 취급된다. 농촌민이 후커우를 얻는 길은 고위공무원이 되거나 베이징 소재 기업에 취직하는 등으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선 후커우를 얻기 위한 위장 결혼도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부모들의 열정적인 중매 노력에도 자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베이징완보(北京晚报)는 부모가 찾아낸 배우자감을 자녀들이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부모가 나서는 방식의 중매는 거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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